이탈리아 밀라노 생생한 자유여행 후기(이탈리아 여행 1일차)
인천공항에서 밀라노 말펜사 공항까지 약12시간 걸려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다.
다행이 직항노선이 있어서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현지시각으로 오후 6시쯤 도착하여 밀라노행 공항전철에 몸을 실었다. 12월의 겨울이어서 그런지 이른 저녁인데도 밖은 벌써 어둠이 내려앉았다. 밀라노까지 공항철도를 이용해 약 1시간을 이동했다. 밤이라 그런지 차창 밖은 정적이 흘렀다.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부의 대도시라고 알고 있었는데 밤의 야경이 너무 한적해서 조금 의외였다.
참고로 밀라노는 페라리, 람보르기니의 본사 있는 이탈리아 북부의 최대 상공업 도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폭격을 심하게 받아서 옛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1시간 정도 공항철도를 타고 이동하니 드디어 밀라노 중앙역에 도착했다.
밀라노 중앙역은 역사의 크기도 크거니와 내부의 각종 대리석 부조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게 바로 이탈리아의 클라스인가?
중앙역 밖으로 나오니 바로 인근에 5성급 호텔인 엑셀리어 호텔이 휘황찬란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인지라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가득했다. 이탈리아는 소매치기의 천국이라던데... 나도 모르게 백팩과 캐리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 밀라노 중앙역 정보
밀라노 첸트랄레 또는 밀라노 중앙역은 이탈리아 밀라노 시의 중앙 철도역이다. 유럽의 대표 철도역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주요 철도 노선들이 모이는 종착역이며 밀라노 도심 북부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현재의 역은 1931년에 문을 열었는데, 사실은 원래 있던 역을 철거하고 새로 지은 것이다. 기존 역사는 1864년에 연락역으로 지어졌는데, 심플론 터널이 개통되면서 증가한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고자 한 것이었다.
밀라노 첸트랄레 역은 고속철도가 운행되는 역으로 서쪽으로 토리노까지, 동쪽으로 베로나를 지나 베네치아까지, 남북 본선으로는 볼로냐, 로마, 나폴리, 살레르노까지 이어진다. 심플론 선과 고트하르트 선도 이곳을 거쳐가기 때문에 도모도솔라를 거쳐 베른까지, 또 키아소를 거쳐 취리히까지 갈 수 있다.
밀라노 첸트랄레 역을 기점으로 하는 도시간 철도와 지역 철도도 상당한데, 그 행선지로는 벤티밀리아, 제노바, 토리노, 도모도솔라, 티라노, 베르가모, 베로나, 만토바, 볼로냐, 라스페치아가 있다.
일단 체크인을 위해 숙소로 향했다.
내가 예약한 숙소는 중앙역에서 도보로 약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아이비스 호텔 체인이었다.
중앙역 근처에 있는 3성급 호텔인데, 자유여행객에게 딱 알맞은 호텔이다. 숙소도 깔끔하고 쾌적했다. 조식도 훌륭했다. 호텔 정보는 아래 링크를 확인하면 된다.
https://goo.gl/maps/eZoP4XL5CTMPkGTK7
저녁식사를 아직 못해서 생수와 간단한 간식을 살 겸 숙소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밤 8시 정도 되었는데 중앙역 인근임에도 거리는 매우 한산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서 그런지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마침 근처에 일본식 라멘집이 있어서 들어갔다. 이탈리아에 와서 일본식 라멘을 먹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시간이 늦어 대충 때우려고 들어간 식당이었는데, 라멘 국물 맛이 너무 짜서 별로였다.
비주얼은 그럴 듯 했는데 국물 맛이 너무 짜서... 우리나라 라멘 체인점에서 먹는 라멘 맛이 훨씬 좋은 듯...
그런데도 라멘 집 안에는 이탈리아 현지인들이 제법 많았다. 유럽인들에게 라멘은 좀 독특한 음식인 듯 싶다. 식당 정보는 아래와 같다. 이제와서 구글 지도를 천천히 살펴보니 아이비스 호텔 인근에 괜찮은 식당이 꽤 많다. -_-;
https://goo.gl/maps/DuQKmTZUMfmwzzeh9
식사를 마치고 인근 편의점에서 생수와 맥주를 구입하고 숙소에 돌아왔다.
역시 여행 첫날엔 시원한 맥주가 최고... 같이 온 후배와 간단히 맥주 한잔하며 다음날 여행일정을 상의했다.
이튿날 오전에 일찍 일어나 밀라노 시내를 한바퀴 돌고 오후에는 베니스로 이동해야 했다. 저녁에 밀라노에 도착하는 바람에 밀라노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좀 짧은게 아쉬웠다. 다음날 일정이 빠듯해서 맥주를 수면제 삼아 잠을 청했다.
이튿날 새벽 일찍 일어나 주린배를 채우러 호텔 식당을 찾았다.
3성급 호텔이지만 의외로 조식이 제법 일품이다. 크로와상이 너무 바삭하고 맛있었다. 크로와상만 5개는 먹은 듯... 커피와 신선한 과일, 베이컨도 맛있었다. 특히 치즈의 종류가 다양해서 좋았다. 오전내내 걸어다닐 생각에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섰다.
식사를 마치고 새벽 일찍 밀라노를 대표하는 아이콘, 밀라노 대성당으로 향했다.
밀라노 대성당은 숙소에서 도보로 20분정도 거리에 있었다. 가는 길목에 유럽의 3대 오페라 하우스인 스칼라 극장을 보고 밀라노 대성당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외벽을 설계했다는 스포르체스코성을 둘러보기로 했다.
스칼라 극장(스칼라좌)은 베르디와 푸치니가 오페라를 초연했던 곳으로 비스콘티가의 비 스칼라의 이름을 따서 만든 오페라 극장이다. 2차 세계 대전 중에 폐허가 되었지만 곧 다시 복원되었다. 내부에는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이 있으며, 붉은 카펫과 샹들리에가 화려함을 더해준다. 건물 내 박물관에는 베르디, 도니체티, 푸치니의 유품과 악보, 오페라 의상이 전시되어 있다. 파리, 빈의 오페라 하우스와 더불어 유럽의 3대 오페라 극장으로 꼽힌다. 시간이 너무 일러 안에 입장하지는 못했다. 극장 맞은편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그의 제자들을 기념하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스칼라 극장을 뒤로 하고 밀라노 대성당으로 향했다.
중간에 비토리오 에마누엘 2세의 갤러리아가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규모가 거대한 회랑형 갤러리아로 명품 숍들이 즐비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서 더욱 분위기가 좋았다.
정보는 아래와 같다.
https://goo.gl/maps/oEkuS6hHS27W79tV9
> 비토리오 에마누엘 2세 갤러리아 정보
비토리오 에마누엘 2세 갤러리아는 1877년 완공되었으며, 아케이드 형식으로 되어있다. 지붕이 있는 보행자 거리 형태로 두오모 광장에서 스칼라 광장(Piazza della Scala)까지 이어진다. 우아한 상점과 클럽으로 인해, 밀라노 부르주아의 만남의 장소였기 때문에 밀라노 살롱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네오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유럽 철 건축의 가장 유명한 사례 중 하나이다. 19세기 쇼핑 갤러리의 원형으로, 밀라노 사람들이 단순히 "갤러리"라고 부르는 이곳은 세계의 쇼핑센터의 첫 번째 사례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갤러리아를 나오니 드디어 밀라노의 대성당이 보인다.
밀라노 대성당은 착공에서 완공까지 약600년의 기간이 걸렸다고 한다. 재정, 설계 등의 문제가 있어 오랜 세월 동안 건축이 진행되었다. 그 결과 각 시대마다 유행했던 건축 양식이 뒤섞여 있다.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 있는 뾰족한 첨탑들과 성당의 웅장한 규모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중세시대 인간사를 지배했던 종교가 보여주는 권위와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성당 외부의 대리석 조각들과 성당 내부의 화려한 부조물과 조각상, 스테인드글라스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https://goo.gl/maps/V7QZqAhFy7R7Lbou9
> 밀라노 대성당 정보
1386년, 대주교 안토니오 다 살루초는 옛 로마 유적지. 밀라노의 정중앙 지점으로 모든 주요 도로가 이곳에서 뻗어나가는 자리에 십자형 네이브와 트랜셉트로 이루어진 고딕 양식의 대성당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로 인해 고딕 양식이 알프스를 넘어 북구에서 이탈리아 본토에 전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 후 500년 가까이, 때로는 재정상의 문제로, 때로는 설계상의 문제로 큰 진척 없이 공사는 더뎌지게 된다. 그 결과 건물의 외양은 시각적 모순투성이가 되어버렸다. 육중하면서도 섬세하고, 혼란스러우면서도 영감이 빛을 발한다. 수많은 피너클에 플라잉 버트레스, 복잡한 격자무늬 창살로 장식한 동쪽 앱스는 프랑스 고딕 스타일, 팔각형의 르네상스 쿠폴라, 17세기 양식의 복도, 18세기 스타일의 스파이어, 거기에 신고전주의 파사드까지. 스파이어와 가고일, 대리석상으로 가득한 경이로운 지붕은 도시에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 엄청난 규모는 축구 경기장의 1.5배 넓이로 약 11,706제곱미터에 달한다.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과 스페인의 세비야 대성당 다음으로 가톨릭 대성당으로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 다섯 개의 아일이 입구에서 제단까지 이어지고, 거대한 석조 기둥이 네이브를 지배하는 실내는 4만 명의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다. 벽과 벽감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조각 작품들로 채워져 있는데, 총 3,159개의 조상(彫像) 중 2,245개는 건물 외부에서만 볼 수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조각상은 '작은 성모'라는 뜻의 <마돈니나(Madonnina)>로 가장 높은 스파이어 위에 서 있으며 3,900장의 금박으로 덮여 있다. 싫든 좋든 간에 밀라노 대성당(두오모 디 밀라노)은 이런 고생스러운 프로젝트에 달려들 수 있는 정신 나간 자들의 하늘을 찌르는 자만심을 찬양하는 놀라운 걸작이다.
밀라노 대성당을 뒤로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외벽을 설계했다는 스포르체스코성을 향했다.
스포르체스코성은 밀라노 대성당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지금의 이탈리아 건국의 시초인 가리발디 장군을 기념하는 동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탈리아는 오래된 도시의 건축물을 보존하기 위해 신축하거나 리모델링을 엄격히 제한하는데, 옛 건축물에 현대식 광고를 하고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스포르체스코성은 14~15세기 밀라노의 유력 가문이었던 비스콘티 공작 집안의 성을 당시의 대공 스포르차가 확장한 것이다. 성의 외벽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했고 1466년에 완성했다. 성 안에는 박물관이 있는데 이 곳에 중요한 미술 작품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조각의 천재였던 미켈란젤로의 유작 <론다니니 피에타> 조각상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트리불치아누스 코덱스를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박물관에 갈 이유가 충분하다. 스포르체스코성 정보는 다음 링크에...
https://goo.gl/maps/sP62RtNwPQsjGaTt9
<론다니니 피에타>는 박물관의 1층에 전시되어 있는데, 미켈란젤로의 유작이다.
미처 다 완성하지 못한 조각인데, 이 작품은 미켈란젤로가 노년에 8년간 시간을 들여 조각하려고 했으나 끝내 완성을 하지 못했다. 미켈란젤로의 청년시절 데뷔작인 <피에타>을 보면 이게 정말 대리석을 사람이 쪼아 만든 조각상인가 믿지 못할 정도로 엄청남 생동감과 감동을 안겨 주는데, 미켈란젤로의 유작이 완성되었다면 또 어떤 작품이 되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켈란젤로에게 “피에타” 란 그의 인생 시작과 끝을 함께한 작품이다. 그는 생애 여러 개의 피에타 상을 남겼다. 미켈란젤로에게 영광을 안겨주었던 시작이 피에타 상이었고 그의 마지막 작품도 피에타 상이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참고로 “피에타” 라는 말은 이탈리아 어로 “자비를 베푸소서” 라는 뜻으로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나 조각을 일컫는다.
스포르체코성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은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트리불치아누스 코덱스이다. 조르조 바사리는 ‘미술가 열전’에서 레오나드 다빈치(1452~1519)의 능력에 대해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했다.
"우리는 이따금씩 자연이 하늘의 기운을 퍼붓듯, 한 사람에게 엄청난 재능이 내리는 것을 본다. 이처럼 감당 못 할 초자연적인 은총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서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과 예술적 재능을 고루 갖게 되는 일이 없지 않다. 그런 사람은 하는 일조차 신성해서 뭇사람들이 감히 고개를 들 수 없으니 오직 홀로 밝게 드러난다. 또 그가 내는 것들은 신이 손을 내밀어 지은 것과 같아서 도저히 인간의 손으로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평소 다빈치의 천재성은 치열한 그의 메모정신으로 인해 더 빛이 난다.
30살이 되기 이전부터 사망할 때까지 규칙적으로 노트북에 손으로 드로잉을 하고 본 것과 생각한 것, 그리고 아이디어를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로 기록하였다. 현재는 약 7천여 페이지의 분량이 전해진다. 다빈치의 이런 육필원고를 코덱스(Codex)라고 부른다. 코덱스 뒤에 붙는 이름은 소장자나 소장지역을 의미한다. 바로 스포르체스코성에 다빈치의 트리불치아누스 코덱스가 소장되어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조각, 그림, 건축, 무기 등 다방면에서 천재적인 면모를 보였는데 그림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스포츠체스코성에도 레오나드로 다빈치의 그림이 한 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작품의 이름은 잘 모르겠다. 성모와 아기 예수를 그린 그림이다. 이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성모의 뒤 편 테라스에 먼 산이 보이는 원근법이 가미되어 있고 성모와 아기예수의 인물 묘사가 섬세하며 광원과 명암 처리도 아주 뛰어나다.
이 외에도 박물관에는 중세 시대에 쓰인 갑옷과 무기류와 생활사에 쓰였던 물건들, 그리고 모직에 자수를 놓아 마치 그림처럼 보이는 커다란 양탄자 등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탈리아의 주요 도시에는 세계적인 박물관, 미술관이 많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분들이라면 꼭 박물관, 미술관을 놓치치 말고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교과서에서 한번쯤은 봤을 유명한 예술작품을 코 앞에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전에 유튜브를 통해 박물관, 미술관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가면 그 감동이 더욱 크다.
혹시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이라면 스포르체스코성 인근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교회>에 가면 좋다.
이곳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착인 <최후의 만찬>을 볼 수 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이 교회가 폭격을 당해 건물이 허물어졌는데 다행이 기적적으로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벽화는 화마에서 잘 보존되었다고 한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관람객이 많기 때문에 사전 예약은 필수다.
이렇게 오전에 여행을 마치니 12시 정도가 되었다.
우리는 다음 일정을 위해 숙소로 돌아와 샌드위치와 침을 챙겨 베네치아(베니스)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베네치아(베니스) 여행기는 다음에 올려보도록 하겠다.
관련 포스트 : 이탈리아 자유여행 일정 및 여행시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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