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법 등 가상화폐 3법이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제도화의 물꼬가 텄다. 가상자산 시장과 스테이블코인 관련주가 수혜를 누릴 것이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지니어스법을 비롯한 가상화폐 3법이 미국 하원에서 통과됐다.
이 중 특히 시장의 주목을 받은 지니어스법은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규제 틀을 마련하는 법이다. 지니어스법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자는 모든 코인에 대해 1:1 비율로 미국 국채나 달러처럼 안전한 자산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하고, 그 액수를 매달 공시해야 한다. 또, 비은행 기관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연방∙주 정부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로써 스테이블코인이 이제는 미국 제도권 금융시장으로 편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스테이블코인
달러나 금처럼 기존 화폐의 시세를 추종하는 암호화폐를 말한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경우에는 1코인이 1달러의 가치를 갖는다. 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기에 기존 코인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발행자는 코인 발행량만큼 국채, 예금 등 안전하고 현금으로 바꾸기 쉬운 준비자산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암호화폐를 대량 인출하는 ‘코인런’ 사태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지니어스법과 함께 클래러티(Clarity) 법안, 반(Anti) CBDC 감시 국가 법안(반CBDC법)도 통과했다. 클래러티 법안은 디지털 자산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법안으로, 탈중앙화된 가상화폐를 증권이 아니라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간 가상화폐가 증권이냐 아니냐를 두고 금융 당국과 발행 기업 사이에서 다툼이 끊이질 않았는데, 클래러티 법 통과를 계기로 해당 논란이 종식될 전망이다.
# 가상화폐 증권성
증권이란 자산 가치가 있는 문서를 뜻하는 말로,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금융투자상품을 지칭한다. 가상화폐가 증권으로 인정되면 증권법에 따라 엄격한 통제를 받아야 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증권거래소를 통해서만 거래돼야 한다. 앞서, 리플 역시 불법 증권이라는 이유로 소송을 당한 바 있다.
반CBDC법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CBDC는 비트코인과 유사하지만,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통제∙관리하는 가상화폐인데,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앙화된 CBDC가 개인 간 자유로운 금융 거래를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법안 통과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CBDC로 국민의 자유와 사생활, 경제를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통과 이튿날인 18일(현지 시각) 지니어스법에 서명했다.
지난 6월 17일(현지 시각) 이미 상원은 통과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법안 서명으로 미국 최초의 가상화폐 관련 법이 제정됐다. 클래러티 법과 반CBDC법은 아직 상원 통과 절차가 남아있다.
이번 법안 통과를 기점으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확산할 전망이다.
송금과 결제 분야에서 혁신이 기대된다. 매입사, 카드 네트워크, 발급사 등 복잡한 과정 없이 곧바로 결제가 가능해 수수료는 물론 결제 주기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은행 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저개발 국가에서 활용이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라는 망을 거쳐야 해 수수료가 높고 소요 시간이 길었던 국제 송금·결제 분야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 결제 시스템 재구축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결제 시스템을 재편하고 있다.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는 다양한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자사 네트워크에 단계적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유통 대기업인 월마트와 아마존도 카드 수수료 절감 수단으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편, 스테이블코인 확산으로 달러 패권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90% 이상은 USDT, USDC 등 달러 기반이다. 지니어스법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을 달러와 미 단기 국채 등으로 100% 보유해야 한다. 지난달 기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1,800억 달러(약 250조 8,300억 원)로 한국의 보유량(1,258억 달러)을 능가한다. 이처럼 미국 국채 수요가 늘어나면 미국 정부가 부담해야 할 국채 이자도 줄어든다.
가상화폐 3법이 발효된 18일(현지 시각), 글로벌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4조 달러(약 5,574조 원)를 돌파했다. 이더리움이나 리플 등 알트코인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18일 리플은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 기준 3.51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전날 대비 14.53% 폭등했고, 이더리움은 3,478달러로 전날보다 2.94% 올랐다. 이더리움은 21일 3,815달러까지 치솟으며 올해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총 2,600억 달러 중 약 50%가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만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더리움 투자가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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