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 동향에 대해 알아보자. 금리는 투자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금리의 인하와 인상 여부에 따라서 자산 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된다. 연초 예상대로라면 6월중 미국의 금리 인하가 있지 않겠느냐 했는데, 이러한 기대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주된 이유는 잡히지 않는 물가와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가 여전히 물가가 높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비둘기파의 거장으로 불리던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마저 금리를 내리기 전에 확실한 때를 기다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발언했다. 연준의 실질적 2인자이자,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해 왔던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마저도 “금리 인하의 시급성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둘기파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까지 매파적 태도로 바뀌면서 연준 내 금리 인하의 목소리가 줄어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6일, 현재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보다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을 더 미뤄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제 연내 3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런 예상은 점도표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3월 FOMC의 점도표에서는 의원 19명 중 9명이 2차례, 9명이 3차례, 1명이 그 이상의 금리 인하를 전망함으로써 아슬아슬하게 3차례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2차례 인하를 전망한 9명 중 몇 명만 입장을 바꿔도 연내 금리 인하 전망폭이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 금리 인하는 FOMC 참가자 중 19명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므로, 이런 분위기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 자체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
❓ 점도표
연준 의원이 전망하는 향후 금리를 나타낸 표. 점도표에 찍힌 점 하나하나가 의원 한 명의 의견을 나타내며, 금리를 결정하는 연준 의원의 판단이 직접적으로 드러나 향후 금리 향방을 전망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런 결과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것은 역시 물가다. 물가는 연준의 금리 정책 결정에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 코로나 이후 금리를 올린 것도 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물가를 잡기 위해서였다. 일반적으로 물가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꼽히는데, 지난 3월 미국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하면서, 1월(3.1%)과 2월(3.2%)에 이어 상승폭이 점차 커졌다.
다가오는 26일 발표될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도 관심이 쏠린다. PCE 물가지수는 실제로 미국인이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위해 지불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물가를 측정하는 지표로, 연준이 물가를 파악할 때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석유류, 식료품 가격 등 변동성이 높은 품목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가 핵심으로, 현재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을 예상한다.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웃도는 수준이다.
뜨거운 고용 시장을 등에 업고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으로 불안감을 키워가는 중동 정세 등 악재가 더해지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기관들도 전망을 수정했다. 지난 12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을 6월에서 12월로 미뤘고,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 10일 금리 인하 시점을 6월에서 7월로 연기했다.
이렇게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자 달러 가치는 연일 오르고 있다. 며칠전에는 달러 대비 원화의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국 화폐 가치 역시 약세다.
'돈이 되는 경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SK하이닉스 1분기 성적으로 보는 HBM 전망은? (2) | 2024.04.29 |
---|---|
한국 조선업, 슈퍼사이클 돌입할까? 투자해도 좋을까? (5) | 2024.04.28 |
시사용어로 배우는 트렌드,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 팹4(Fab Four) / 스패머플라지 (4) | 2024.04.26 |
하이브-어도어 분쟁 요약, 뉴진스의 운명은? (1) | 2024.04.24 |
구글/인텔/퀄컴/삼성전자/ARM 반(反) 엔비디아 동맹 결성 (7) | 2024.04.17 |
시사용어로 배우는 트렌드, 바이콧(Buycott) / 디지털시장법(DMA) / 슈퍼볼 지표 (7) | 2024.04.16 |
일본 드디어 금리 인상, 아베노믹스가 저물다. (2) | 2024.04.09 |
유럽연합(EU), 세계 최초로 AI법을 만들다. (2) | 2024.04.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