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 이야기

63빌딩을 시공한 건설사가 파산? 추락하는 국내 건설 경기

꿈달(caucasus) 2025. 2. 24.
728x90
반응형

지난 6일, 시공능력평가 50위권의 건설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바로 주택브랜드 ‘파밀리에’로 유명한 신동아 건설이다. 신동아 건설이 책임준공을 맡은 현장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고, 공사비 미수금이 증가하며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63빌딩을 시공한 신동아 건설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 추락하는 국내 건설 경기에는 날개가 없다.

 

 

 

 

# 기업회생절차

자금난 등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법원의 관리를 받아 회생하는 절차를 말한다.

 

# 책임준공

건설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진행할 때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를 대신해 시공사가 정해진 기한 내에 준공될 것임을 보증해주는 제도. 책임준공 기한을 단 하루라도 넘기면 시공사가 채무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관행 때문에 시공사는 막대한 부담을 진다.

 

 

 

최근 건설업계가 위기에 빠진 건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이다.

특히 다 지어진 후에도 팔리지 않는 미분양 주택이 문제다. 작년 12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7만 173가구로, 2012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작년 12월 8,800호 미분양으로 전국 최악 수준을 기록한 대구를 포함해 지방의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다. 이처럼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면 건설사는 공사비를 제때 받지 못해 자금난을 겪게 된다.

 

 

 

 

또 다른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급증한 공사비다.

2020년 12월 102.04였던 공사비 지수는 작년 12월 130.18로 27.6% 상승했다.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기조로 원자재 가격이 대폭 오른 데다 인건비 부담도 커진 탓이다. 주요 대형 건설사의 매출원가율이 평균 90%를 넘어가는 상황이다.

 

# 매출원가율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이 비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회사가 벌어들인 돈보다 지출한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작년 3분기 10대 건설사의 평균 부채 비율은 15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P 상승한 것이다. 미분양 주택 급증으로 공사비를 돌려받지 못하고, 원가 급증으로 계약에 반영되지 못한 공사액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업계 중에선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곳이 네 곳이나 될 정도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렇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부도난 건설업체 수는 2019년 이후 역대 최대치기도 했다.

 

 

 

결국 지난 16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는 건설시장 안정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역 중소 건설사에게 자금 압박으로 작용해온 책임준공 부담을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한이 늘어나거나 연체된 기간에 따라 책임져야 하는 채무의 범위가 세분화될 예정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요구한 비수도권 내 DSR 규제 완화는 이번 대책에서 빠질 듯 보인다. 예외 적용 대상을 늘리거나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가 지방 부동산 수요 증가로 직접 연결되지 않을 거란 이유다. 과열된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고자 대출 규제 완화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도 여겨진다. 올해 7월에 시행될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DSR 3단계는 지방도 예외 없이 적용될 전망이다.

 

# DSR 규제

가계부채를 조절하기 위한 정부의 대출 규제. 대출받은 사람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소득 대비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40%를 넘지 않도록 규제한다.

 

 

 

한편 지방의 악성 미분양에는 정부가 별도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은행에 한해서는 가계대출 증가율을 수도권(3.8%)보다 높은 수준인 4~5%까지 용인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또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 시 취득세를 감면해주는 세제 혜택이나, 도로·철도·공항 등에 사용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얼어붙은 업황에 일감이 줄면서 고용률도 최악이다. 공사 현장 일용직 근로자 수는 57년 만에 처음으로 90만 명대로 떨어졌고, 건설업 취업자 수도 5만 명 넘게 사라졌다. 건설경기가 최후방까지 얼어붙으며 당분간 이런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속된 건설경기 침체에 내수 부진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실제로 작년에도 건설경기 침체는 GDP 성장률을 0.4%P 낮췄는데, 올해도 대내외적 어려움이 겹치며 상황은 비슷하다.

 

 

 

한동안 건설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은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건설투자는 2023년 4분기 감소한 이래로 하락세가 계속됐는데, 한국은행도 올해 건설투자가 작년 동기 대비 1.3%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건설경기실사지수(BSI)도 50 미만으로 떨어져 올해도 시장 부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