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 이야기

요즘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진 이유

꿈달(caucasus) 202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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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전만해도 새차를 구입할 때 경유차로 구입할까 휘발유차로 구입할까 고민을 했다. 왜냐하면 경유차는 가격이 좀 더 비싸지만 평소 주유할 때 휘발유보다 경유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전에는 통상 경유가 휘발유보다 100~200원 정도 더 저렴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경유가 오히려 휘발유보다 100원 정도 더 비싸졌기 때문이다. 경유는 항상 휘발유보다 저렴하다라는 고정관념이 깨진 셈이다. 왜 이같은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일까? 🤔

 

 

이미지 출처: 중앙일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진건 지난 5월부터다.

사실 과거에도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쌌던 적이 있긴 했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5월 11일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47.59원으로, 휘발유 가격(1946.11원)보다 비싸졌다.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의 일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일까? 그 이유를 알아보자.

 

 

1. 수요와 공급의 원칙

경유의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부족하다는 예기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며 이동이 증가하고 산업 생산이 늘면서 글로벌 석유 수요가 급증했다. 반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의 대유행으로 유럽 정유사들이 문을 걸어 잠가 석유 재고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2. 역시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급등에 일조했던 두 나라의 전쟁이 역시 공급 부족 현상을 부추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영국·캐나다 등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이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산유국이다. 디젤(경유) 차량 수요가 많은 유럽은 수입 경유의 약 60%를 러시아에 의존한다. 재고가 동이 나고 수입도 어려워진 셈. 유럽의 경유 가격 급등은 국제 경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의 경유 가격은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 가격과 연동돼 있다.

 

 

 

3. 세금 문제

국제 시장에선 원래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게 거래된다. 휘발유가 수송용으로만 쓰인 반면 경유는 수송용 외에도 발전용·산업용·농업용 등 수요가 다양하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연비가 좋고 폭발력이 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경유는 휘발유보다 수요가 많아 가격이 높다.

 

 

한국에선 통상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싸다. 휘발유에 부과된 세금이 경유보다 높기 때문이다. 경유에 세금을 낮게 부과한 배경은 이렇다. 1970~1980년대엔 자동차는 사치품으로 분류됐다. 자동차의 연료인 휘발유에도 세금이 많이 붙었다. 반면 화물차·굴착기·레미콘·발전기 등 ‘산업 현장’ 곳곳에 쓰이는 경유에 매긴 세금은 낮았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경유의 세금이 올랐다. 정부가 1·2차 에너지 세제 개편(2001~2007년)을 시행하면서 경유에 붙는 세금(교통세+주행세+교육세 등)이 높아졌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고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사용자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휘발유를 100%로 봤을 때 1차로 100 대 75로 조정하고 다시 2차로 세금을 더 올려 100 대 85로 맞췄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경유 자동차가 늘었다. 2005년 유럽연합(EU)의 요구로 디젤 승용차의 규제를 풀면서 세단형 디젤 차량 판매를 허용했다. 벤츠 디젤 승용차가 한국에 들어왔고 기아의 프라이드를 시작으로 한국 기업도 디젤 모델을 줄줄이 내놓았다. 외제차는 힙하고 국산차는 기름값 부담이 낮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생업에 경유차를 주로 이용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도 늘었다. ‘서민 기름’이 된 셈. 정리하면 2000년대 이후 경유의 수요가 늘었고, 세금 올라 휘발유 가격과 차이가 좁혀졌다.

 

 

최근들어 정부가 급등하는 유가를 잡기 위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취했다.

이 조치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차이를 더욱 넓혔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반년간 유류세를 20%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자 유류세 인하 조치를 7월까지 연장했다. 유류세 인하 폭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다. 앞서 말했듯 유류세는 경유보다 휘발유에 더 많이 붙는데 유류세를 20%→30% 일괄 인하하면서 가격 인하 폭이 경유보다 휘발유에서 더 크게 발생, 역전으로 이어졌다.

 

 

결국 최근 경유 가격의 상승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만들어낸 결과다.

전세계적으로 경유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는데, 공급은 부족하다. 게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그마저 부족한 상황인 공급이 더욱 부족해졌고. 이로 인해 급등하는 기름값을 잡으려고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했더니 오히려 더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의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이래저래 경유차 타는 소비자들만 속이 탄다. 앞으로 한동안은 경유차를 탈 메리트가 사라진 셈이다. 안그래도 경유차는 시끄럽고 승차감도 좀 안좋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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