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는 정말 인류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온 굵직한 사건이었습니다. 비대면 일상으로 인해 재택근무나 하이브리드 근무가 일상화되었고, 물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요. 그 외에 온라인 쇼핑의 이용 활성화와 화상 회의의 일상화, 질병을 대하는 사회적인 인식이 한 차원 더 높아졌습니다.
그 외에도 미국의 테크 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크게 늘었던 몸집을 계속 감량하고 있습니다. 즉, 직원들을 해고하면서 다운사이징을 해오고 있는데요. 해고 데이터 집계 사이트인 ‘레이오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1,186개의 테크 기업이 총 26만2595명을 해고했다고 합니다. 2022년 16만4969명과 비교하면 무려 59%가 늘어난 수치입니다.
올해도 미국 테크 기업들의 감원 행렬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구체적으로 액센추어는 1만9000명 해고 계획을 발표했고, IBM도 3900명의 인력을 감축할 예정입니다. HP는 6000명, 디스코드도 17%의 인력을 감축할 예정입니다. 애플 역시 샌디에이고에 있는 직원 121명에게 오스틴으로 이주하지 않으면 해고될 것이라고 통보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2023년 상반기 10만개의 기술 기업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는 2001년 닷컴 붕괴,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영향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해고 통계입니다.
그렇다면 왜 테크 기업들은 이렇게 해고를 하는 것일까? 앞서 언급했듯이,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여러 테크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고 사람들의 삶이 디지털에서 오프라인으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테크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켰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장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인건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또한 미국은 비교적 해고가 쉽게 이뤄지는 나라입니다. 미국의 테크 기업들은 ‘성과’를 중시합니다. 성과가 좋으면 인센티브를 받고, 그렇지 않으면 해고를 당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니까 성과가 좋지 않은 팀이나 부서를 대폭 구조정리하는 것입니다.
최근 애플은 지난해 4월 ‘리테일(Retail)’ 관련 팀과 채용 담당자를 해고했습니다. 메타버스에 공격적 투자하던 메타(구 페이스북)는 메타버스 부서를 중심으로 감원에 나섰고, 디즈니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메타버스 부서를 ‘해체’했습니다. 메타버스가 한동안 주목받다 지금은 시들해지자 그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또한 픽사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인력을, 아마존은 ‘프라임 비디오’ 등의 부서 인력을 해고했다고 합니다. 이는 코로나19 시기 급격히 조직을 확장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는데, 엔데믹 이후에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되니까 과감하게 구조정리를 단행하는 것입니다.
또한 2022년부터는 ‘생성형 AI’ 분야에 대한 메가트렌드가 등장하면서 모든 산업의 중심에 AI가 접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되자 많은 테크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데, AI 분야에 대한 투자는 늘리고, 반대로 성과가 낮은 분야는 투자를 줄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해고가 된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이들 중에는 자신의 성과가 나빠서 해고되었다기 보다는 조직이나 팀이 강제로 해체되면서 자연스럽게 해고가 된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분명 다시 재취업의 기회가 넓을 것인데요. 실제로 이런 사람들의 재취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테크 기업의 SW 엔지니어, 개발자가 가진 경험은 상당한데, 비 기술 기업 입장에서는 이들을 채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입니다. 세상이 디지털화되고 있는만큼 비 기술 기업도 앞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디지털화를 해야 하는데, 지금이 이런 업무를 맡길 우수한 인력을 채용할 기회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기술 인터뷰 플랫폼 ‘카라트(Karat)’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비 기술 기업은 채용을 제안한 10명 중 9명을 고용했다고 합니다. 반면 FAANG로 대변되는 기술 기업이 원하는 채용을 성공한 사례는 6명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자, “빅테크 기업들의 해고 이후, 실리콘밸리는 노동자의 독점권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능력이 출중한 테크 기술자들이 실리콘밸리를 선호했는데, 이제는 고액의 연봉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느 것입니다. 비 기술 기업들로 이직이 활발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생성형 AI 분야에 대한 채용 공고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구인 광고 사이트인 ‘인디드’의 채용 공고 100만 개당 채용 공고 목록에서 생성형 AI 관련 직무를 찾는 공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해요. 반면 SW 엔지니어,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를 찾는 공고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참고로 생성형 AI 전문가의 연봉은 미국 1월 기준으로 평균 11만 5,864달러라고 합니다. 한화로 하면 약1억5000만원 정도가 됩니다. 상위 10%는 17만9000달러, 한화로 2억4000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AI 제품, 임베디드 AI 등과 관련된 직종은 평균보다 3~4만 달러가량 더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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