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나스닥, 과연 강세장 지속될까? VS 과열된 버블(거품)일까?
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증시는 곤두박질 쳤다. 당시 급락폭이 워낙 커서 경제대공황에 비견될 정도였다. 이번 경제위기는 그동안의 경제 위기 원인이었던 수요과 공급의 불균형, 금융위기(대출, 악성채무, 좀비기업 등) 가 아닌 신종 바이러스 출현에 의한 팬데믹으로 발생한 위기여서 현대 경제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기록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파급력이 워낙 커서 앞으로 인류의 일상은 코로나 발생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지난 3~4월 세계 증시는 바닥을 쳤다. 당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저마다 V자형, L자형, I자형 등 다양한 경제 시나리오를 이야기 했는데, 현재까지는 V자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하기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성과가 나오고 있고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전례없는 유동성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고 경기침체를 방지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현재까지 미국 증시를 비롯하여 세계 주요국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미국의 나스닥이 대표적인데, 현재 나스닥은 전고점을 찍고 약간 조정 중에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나스닥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인지, 아니면 현재 과열되어 있고 거품인지에 대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오늘은 미국 나스닥의 현 주소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요약해보려고 한다.
< “유동성 효과 지속" 낙관론 >
* 앤드루 슬리먼 모건스탠리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Fed가 경기 하강 위험이 높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투자 시그널”이라며 “경기 침체일수록 모든 지원책을 쏟아낼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Fed에 맞서지 말라는 증시 격언을 되새기라”고 조언했다.
* 카트리나 시모네티 UBS자산관리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미국 정부와 Fed가 시장을 살리기 위해 전례없는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며 “증시에선 악재가 나오더라도 ‘Fed가 알아서 처리해줄 것’이란 믿음이 팽배하다”고 설명했다.
* 켄 버먼 고릴라트레이드 전략가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의 신규 감염자도 줄기 시작했다”며 “중소기업과 전염병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들에까지 투자 자금이 유입된다면 본격적인 강세장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라이언 데트릭 LPL파이낸셜 수석투자전략가
“소수의 기술주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 건 맞지만 실제 실적을 살펴보면 나스닥이 왜 최고점을 찍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급등장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페이스북, 애플, 알파벳,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가 견인하는 장세는 과거 ‘닷컴 버블’ 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탄탄한 실적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선된 경제 지표도 투자자에게 안도감을 주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자 수는 전주 대비 24만9000명 감소한 118만6000명(계절 조정치)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의 당초 예상치(142만3000명)보다 훨씬 적은 숫자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올 3월 중순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백신 출시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백신이 출시되면 모든 경제 활동이 정상화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은 백신이 조기에 개발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오는 11월 백신이 배포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같은 긍정적 시그널 외에도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경제 추가 부양책은 덤이다.
< "지나치게 고평가" 비관론 >
하지만 미국 증시 전망에 대한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나스닥을 중심으로 워낙 빨리 급등한 탓이다. 과거 2000년 당시 닷컴 버블이 터졌을 때처럼 ‘자유 낙하(free fall)’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스닥지수는 2000년 3월 5000선을 처음 돌파했으나 그로부터 2년뒤 10월엔 5분의 1인 1100까지 밀렸다. 마치 지진이 크게 한번 일어나고 후에 또한번 강력한 여진이 몰아치는 것과 비슷한 엄청난 폭락이다.
* ‘닥터둠(Dr. Doom)’이란 별명이 붙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올해가 끝나기 전에 세계 경제를 뒤흔들 ‘화이트 스완(하얀 백조)’이 하나 또는 그 이상 등장해도 놀라지 말라”고 경고했다. 화이트 스완은 역사적으로 되풀이되는 위기에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세계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에 ‘V자형’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1~2분기밖에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가을이나 겨울께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시작되면 경제가 ‘W자형’ 더블딥(이중침체)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심하면 2025년까지 ‘L자형’의 심각한 대공황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 팀 헤이에스 네드데이비스리서치 수석투자전략가
“미 증시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어 외부 충격을 방어하기 어렵다”며 “소수의 기술 기업이 주도하는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강세장이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형 기술주 중심의 유동성 장세인 탓에 외부 충격에 약할 것이란 뜻이다.
* 드라이든 펜스 미 펜스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증시가 두 갈래로 양분됐다”며 “소수의 분야만 잘나가고, 나머지 다수는 뒤처져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중에 코로나19 사태로 양극화가 극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 찰리 리플리 알리안츠 선임투자전략가
“올 상반기의 경기 부양책 약발은 거의 다한 상태인데 시장은 추가 부양책이 이미 나온 것처럼 반응하고 있다”
* 놈 콘리 JAG캐피털 CIO
“향후 1~2주일 안에 경기 부양책이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소비가 급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의 의견은 미 정부와 중앙은행(Fed)이 쏟아내고 있는 부양책 약발이 점차 줄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중국 때리기에 정신이 없다. 향후 미·중 갈등이 더욱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미국 나스닥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긍정론과 비관론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언제나 어떤 현상을 분석하려고 하면 명암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결국 투자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몫인데, 이러한 판단을 조금이라도 현명하게 결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상을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마치 동전의 앞, 뒤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동전의 중간에 서서 앞, 뒤를 모두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얼른 종식되어 세계경제가 순조롭게 정상화되길 바라고 있지만 가을과 겨울철에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온다는 보건전문가들의 경고는 거의 확정변수와 같다. 다만 백신과 치료제가 그전에 출시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이미 큰 혼란을 겪었던 각국들은 코로나 창궐에 대한 대비 매뉴얼을 정비했기 때문에 2차 대유행이 발생했을 때 그 충격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국 세계경제는 정상화 될 것이다. 현재 백신과 치료제 출시가 임박해 있고, 인류는 반드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극복할 것이다. 앞으로는 계절성 독감처럼 코로나19 역시 매년 백신 접종을 권고할 것이다. 세계가 자본주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한 경제는 성장할 수밖에 없다. 다만 또 다른 새로운 전염병의 출현이나 다른 경제적 취약 요인으로 세계경제가 또 흔들리겠지만 그간의 세계 경제 성장률이 보여주듯 결국 경제는 성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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