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인싸들의 최애 축제 버닝맨(Burning Man)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싸들이라면 매년 다녀오는 여름 축제가 있다. 바로 <버닝맨> 이라는 축제다. 매년 네바다주 사막에서 약8만명의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의 창작물을 나누고 마지막 이틀에 걸쳐 거대한 신전과 사람 모양의 조형물을 불태우는 행사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오로지 창의적으로 제조한 것들만을 서로 거래하는 행사이므로 <시장(자본주의)에서 벗어난 휴가(Escape)>라고 말한다. 즉, 금전거래가 없고 자신만의 창의성을 마음껏 뽐내는 행사다.
버닝맨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을 비롯해 수많은 실리콘밸리 셀럽들이 찾으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일론 머스크는 이 공간에서 태양광에너지 회사 솔라시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고, 구글이 특별한 날에 'Google'에 넣는 아트워크 '두들' 역시 버닝맨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수많은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가 전용기를 타고 버닝맨 현장을 찾는다. 윌 스미스 같은 대형 인기 스타를 비롯해 패리스 힐튼 같은 셀럽들도 이곳을 찾아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법한 복장을 하고 사진을 찍는다.
버닝맨은 '돈'이 아니라 '창작 욕구'가 인간성의 근원이라는 심오한 철학에 기반한 행사다. 이 행사는 광고나 협찬을 일절 받지 않고 오로지 참가자들의 티켓 구매와 자발적 참여를 통해 운영된다. 또한 사막에 들어온 이들은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들을 돈으로 구매하지 못한다. 마술을 보여주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마사지를 하거나, 예술 작품을 보여주거나, 거대한 구조물을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창의성을 발현시켜야만 사막에서 생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료수를 구하려고 해도 바텐더에게 농담을 해서 웃길 수 있어야만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는 식이다. 돈으로 음료수 한 잔을 사서 마시는 관계가 아니라 사막 한가운데서 자신을 표현하고 인정받아야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행사가 열리는 사막이라는 물리적 환경은 사람들로 하여금 위험한 장난들도 가능하게 만든다. 영화 <매드맥스>에서 나오는 화염을 뿜어내는 자동차나, 기타에서 화염이 나오는 아트워크 들은 버닝맨에서 오래전부터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규제 없이 무엇이든 실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의 <샌드박스>라는 용어도 실리콘밸리에서는 버닝맨 이벤트를 통해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9일간 열리는 행사 중 마지막 이틀간 참가자들은 거대한 사람 모양의 구조물 '맨(Man)'과 신전 '템플(Temple)'을 불태운다. '맨'은 타인을 의식하는 자신을 뜻한다. '템플'은 각자의 사연과 아픔, 고통이 담기는 공간이다. 이를 불태우면서 참가자들은 내면에 있는 창의성을 발견하고 새로 태어나는 듯한 의식을 치르는 것이다. 하지만 버닝맨 역시 코로나의 역풍은 피할 수 없었다. 올해 버닝맨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모든 이벤트를 가상현실 공간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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