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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홀딩스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꿈달(caucasus) 2024.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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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셀트리온의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미국에서 열린 제이피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셀트리온홀딩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근 계열사를 합병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입니다. 뜬금없이 서 회장은 왜 갑자기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려는 것일까요?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셀트리온그룹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이르면 연내에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합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제이피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와 지난 14일 강릉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퓨처리더스 캠프에서 셀트리온홀딩스를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지난 10일 제이피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서정진 회장

 

 

# 지주사

>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그 회사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며 사업 활동을 통제하고 있는 회사를 의미한다. 보통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하여 그 회사를 관리하고 지배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된다. 흔히 지주, 지주회사, 홀딩스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셀트리온은 2002년 설립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의 수혜를 입으며 글로벌 제약,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종료 이후로는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감소, 서정진 회장의 혼외자 논란 등으로 위기설이 돌기도 했지만, 작년 3월, 2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서 회장은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신약 개발 사업에 주력하며 셀트리온의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아마도 셀트리온 홀딩스의 나스닥 상장 논란도 주가 하락에 한몫하지 않나 싶습니다.

 

 

셀트리온이 미국 상장을 선택한 이유는 결국 자금 조달 때문입니다. 현재 셀트리온의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나오고, 우리 증시보다 나스닥 상장이 거대 자본을 끌어오기에 유리하기 때문이겠지요.

 

 

 

과연 그 어마어마한 자금을 무엇에 쓰려는 것일까? 서정진 회장은 나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중 5조 원을 시드머니로 활용해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해외 투자자도 적극적으로 유치해 100조 원 규모의 펀드로 확장하고, 바이오 투자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결국 글로벌 빅파마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총알이 필요하고, 그렇게 조성한 자본을 굴려 해외 유수의 제약사를 인수합병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그림입니다. 최근에 서 회장은 자사의 제품군을 빠르게 확대해 2030년까지 연 매출 12조 원을 달성한다는 ‘비전2030’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셀트리온그룹은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계열사를 정리했습니다. 먼저 작년 말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했으며, 6개월 이내에 셀트리온제약까지 합병할 계획이지요. 셀트리온 3사가 모두 합병된다면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아래로 합병 법인이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3개의 계열사를 하나로 합치면 뭐가 좋을까요? 우선 계열사 합병으로 시가총액이 커지면,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도 커집니다. 생산과 유통을 일원화하면 자원 집중, 원가 경쟁력 강화 등의 시너지도 기대됩니다.

 

 

# 패시브 펀드

> 주가지수만큼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를 뜻한다.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주식 종목을 골고루 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럼, 이제 서 회장의 큰 그림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살펴봅시다. 먼저,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지분을 가진 자회사가 연결 자회사가 아니어서 자회사의 실적이 셀트리온홀딩스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나스닥 상장으로 5조 원 이상을 조달하려면 기업가치가 최소 10조 원 이상은 돼야 하는데, 자회사 실적이 셀트리온홀딩스의 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어렵게 되겠지요.

 

# 연결 자회사

>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 50% 이상을 가졌다면, 실질적인 지배력이 인정돼 재무제표(회계보고서)를 합쳐서 작성한다. 만약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의 50%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일반적으로 실질적인 지배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재무제표를 별도로 작성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00조 원 규모의 펀드 조성 계획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을 모을 방법은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 첫 단추인 IPO도 쉽지 않은 마당에, 펀드 조성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입니다.

 

 

# 비전펀드

>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운영하는 벤처 캐피털 펀드. 2017년 설립된 비전 펀드는 사우디로부터 450억 달러를 유치하는 등 몸집을 키워 규모가 1,300억 달러(약 173조 5,500억 원)를 넘는다고 알려졌다.

 

 

일단 셀트리온 그룹의 계열사 합병먼저 신경을 쓰고 그 다음 계획은 그때 가서 천천히 고민해봐도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먼저 하나의 회사로 합병을 완료한 후에 내실을 다지고 현재 개발중인 제품들을 시장에 온전히 안착시키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내실을 제대로 다지지 못한 상태에서 외연만 확장하려다가 문제가 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올해는 셀트리온 그룹이 합병과 신제품 출시 등으로 인한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강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괜히 나스닥 상장 이슈를 꺼내 들어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하여튼 올해 셀트리온의 주가 추이를 관심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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