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엔비디아가 다소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발표를 했을 때, 시장은 AI 투자가 이제 피크아웃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졌다. 하지만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결국 의문은 기우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최근 빅테크의 AI 관련 투자가 계속 늘어나는 모양새다. 올해 3분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본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49억 달러(약 20조 5,600억 원)에 달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메타 역시 올해 자본 지출 전망치를 370억~400억 달러에서 380억~400억 달러로 높여 잡았다.
최근 시티그룹은 미국 주요 빅테크 4곳(MS, 메타, 아마존, 알파벳)의 2024년 AI 설비 투자액이 288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년 대비 42%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빅테크 기업이 계속 AI 투자를 신경 쓰는 것은 올해 3분기 AI 부문의 호실적이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 올해 3분기, 미국 주요 빅테크 대부분은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했는데, 대부분이 생성형 AI 모델, 클라우드 서비스 등 AI 관련 사업의 호실적 덕을 톡톡히 봤다.
대표적으로 AI 수혜를 누린 기업이 바로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다.
알파벳의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한 113억 5,000만 달러(약 15조 6,700억 원)에 달했는데, MS와 아마존의 클라우드 부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상승하는 등 다른 기업도 비슷한 상황을 보인다.
여러 빅테크 CEO는 이전에도 AI 설비투자에 대해 확신을 드러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술 분야의 전환기에는 과소 투자의 위험이 과잉 투자의 위험보다 훨씬 크다” 라고 말하며 AI 투자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도 이번 실적 발표에서 “AI는 일생일대에 한 번 있는 종류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호실적에도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일부 빅테크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MS의 주가는 전일 대비 6% 이상, 메타의 주가는 3% 이상 떨어졌다. AI 투자 확대가 단기적으론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또한 AI 열풍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챗GPT의 기반이 되는 거대 언어 모델(LLM)을 두고 개발과 운영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가 커지는데, 실제로 올해 오픈 AI는 6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운영 비용은 최대 12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를 비롯한 대부분의 산업에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오롯이 수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밸류체인 기업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과연 AI 기술이 얼마나 생산성을 높여줄 것인지 그 성과를 평하기에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AI 기술이 생산성을 높여줄 것은 확실해 보이며 AI 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메가트렌드가 되었다고 판단된다.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AI 열풍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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