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 시각), 나스닥이 4% 급락하는 등 미국 증시가 폭락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 등으로 미국 경제 위기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들도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나스닥 지수가 4% 폭락하는 등 미국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나스닥 종가는 17,468.32로, 작년 10월 이후 처음 18,000선이 무너졌다. 다우 지수(-2.08%)와 S&P 500 지수(-3.70%)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주식시장을 공포에 빠뜨린 건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였다. 그는 경기 침체 우려와 관련해 “우리는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에 부를 다시 가져오고 있다”라며 현재 상황을 “과도기(period of transition)”라고 표현했다.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 경제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경기 침체를 감수하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그간 관세 정책을 협상 카드의 일환으로 여겨온 시장은 매우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은 주가가 폭락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7,740억 달러(약 1,129조 원) 증발했다. 테슬라는 하루 새 주가가 무려 15% 넘게 하락했고, 애플(-4.85%), 엔비디아(-5.07%), 구글(-4.49%), 메타(-4.49%) 모두 5%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트럼프의 불도저식 행보에 미국 경기 침체 우려는 나날이 커진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30%에서 40%로 상향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상황에서 관세로 인한 경기 둔화까지 오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실제로 올해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로 작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 스태그플레이션
스태그네이션(stagnation, 경기 침체)과 인플레이션(inflation, 물가 상승)의 합성어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도 성장률 하향 조정에 나섰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7%로, 모건스탠리는 1.9%에서 1.5%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기업 투자를 지연시키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상승 등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미 트럼프의 관세 부과 정책은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지난 1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9% 감소했고, 2월 소비자심리지수(73.2→67.8)는 전월 대비 10% 급락했다. 관세로 물가가 오르고 소비가 줄어들면 자연스레 기업 실적 악화, 경기 침체가 유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거기에 중국, 캐나다 등이 보복관세에 나서면 상황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선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S&P500 지수가 대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모건스탠리는 경기 침체 조짐이 나타나면 S&P500 지수가 최대 20%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JP모건도 S&P500 지수가 5,200, 씨티그룹은 5,5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증시 급락을 두고 과거 닷컴버블이 연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0년 3월 당시 나스닥 지수는 5,048.62로 고점을 찍은 뒤, 갑작스레 하락 전환해 두 달 만에 주가가 37%가량 빠졌다. 한창 주가가 고공 행진하다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금과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물론 IT 신생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몸집이 큰 지금은 빅테크 기업 위주라는 차이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 닷컴버블
과거 IT열풍에 힘입어 90년대 말부터 2000년까지 전 세계 주가가 크게 올랐다. 2000년 3월 10일, 갑작스레 거품이 꺼지면서 주가가 급격히 하락했다. 이를 닷컴버블이라고 부른다. 나스닥 지수는 고점을 찍은 뒤 2년 만에 4분의 1로 쪼그라들었고, 2000년 3월 2,800 넘게 치솟았던 코스닥 지수 역시 그해 12월 500까지 폭락했다.
반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는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다며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오는 19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변수는 12일(현지 시각) 발표될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입니다.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을 것으로 내다보는데, 만일 물가가 이보다 크게 오를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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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달(caucasus)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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