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관세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는 4.25~4.50%로 유지된다. 물가가 여전히 높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져 일단 금리를 동결하며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적 변화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건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벌써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높아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물가상승률(근원 PCE 가격 지수 상승률) 전망치도 2.5%에서 2.7%로 올려 잡았다. 다만, 파월 의장은 “관세로 인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라며, 장기적인 여파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 개인소비지출 가격 지수(PCE,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Price Index)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이 미국 국민의 직전 달 소비를 집계해 매달 말 발표하는 물가 지표. 실제 소비자의 지출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물가 흐름을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알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가장 선호하는 지표로도 유명하다. 여기서 계절마다 변동성이 큰 식품이나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것이 근원 PCE 가격지수이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1.7%로 0.4%P 낮췄다. 마찬가지로 관세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인플레이션은 2%에 가깝게 둔화하고 있고, 실업률은 4.1%로 완전고용에 근접한 상황이라며 아직 경제가 전반적으로 강하다고 진단했다. 경기 침체 확률을 높여 잡은 월가 분석에 대해선 “전망 기관들의 경기 침체 확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준은 다음 달부터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발표했다. 양적긴축은 미국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줄임으로써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조치로, 보통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시행된다. 지금까진 매달 250억 달러(약 36조 6천억 원)의 국채를 줄여왔지만, 4월부터는 50억 달러씩만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속도 조절은 금융시장의 충격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과거 2018~2019년, 연준의 과도한 양적긴축으로 증시가 흔들리고 각종 투자자산의 수익률이 급락한 사례가 있는데, 이번엔 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양적긴축 축소는 시장의 예상(2분기 이후)보다 빨랐던 만큼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금리(중간값) 전망치는 3.9%이다. 연말까지 두 차례 0.25%P씩 금리 인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작년 12월에는 FOMC 위원 19명 중 15명이 최소 두 번 이상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11명으로 줄었다는 점에서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하에 다소 신중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점도표(Dot Plot)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회의 때마다 향후 금리 수준을 예상하고 이를 무기명으로 제시한다. 이를 도표로 나타낸 것이 연방준비제도의 점도표이다. 점도표에 찍힌 점 하나하나가 의원 한 명의 의견을 나타낸다. 금리를 결정하는 연준 의원의 판단이 직접적으로 드러나 향후 금리 향방을 전망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국은행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 중반에서 고공행진 중인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내렸다간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20일) 한국은행이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걸 고려하면, 4월 한은의 선택은 기준금리 동결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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