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 이야기

연평균 20% 수익률의 전설, 워런 버핏의 아름다운 퇴장

꿈달(caucasus) 2025. 5. 7.
728x90

워런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는 연평균 2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의 신화’라고 불려 왔다. 그레그 에이블 부회장이 버핏의 뒤를 이어 버크셔의 CEO가 될 예정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60년간 이끌어온 버크셔를 올해 말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버핏은 지난 3일(현지 시각) 열린 제60회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깜짝 은퇴 계획을 밝히며 주주들에게 큰 놀라움을 안겼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는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이 버크셔의 CEO로 공식 취임하며, 버핏은 회장직은 유지한 채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다.

 

 

 

버핏은 지난 3일(현지 시각) 열린 제 60회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깜짝 은퇴 계획을 밝혔다

 

 

 

워런 버핏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로, 가치 있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가치투자 철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가 이끄는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의 약 80%는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BAC), 아메리칸익스프레스(AXP), 코카콜라, 셰브런 등 5개 우량 기업에 집중돼 있다. 다이먼 JP모건 CEO는 버핏을 두고 “정직, 낙관, 상식을 바탕으로 미국과 미국 기업의 성장에 투자한 인물”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버핏은 수십 년간 연평균 20%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의 신화’로 불려 왔다. 애플, AXP, 코카콜라 같은 그의 투자 리스트는 오늘날 기업사의 교과서로 꼽힌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 등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례는 대표적인 전설로 회자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버핏은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투자는 연 10%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우선주 형태였고,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워런트)도 함께 포함돼 있었다. 같은 해 그는 GE(제너럴 일렉트릭)와 뱅크오브아메리카에도 유사한 조건으로 투자했는데, 이 일련의 투자는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린 동시에, 시장에 심리적 안정감을 불어넣은 사례로 평가받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원래 쇠퇴하던 섬유회사였지만, 1964년 버핏이 인수한 이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연 매출 약 4,000억 달러(한화 약 561조 원)에 달하는 미국 대표 투자 지주회사로 자리 잡았다. 지금의 버크셔 시가총액은 약 1조 2,000억 달러(약 1,683조 원)로, 전 세계 상장기업 가운데 무려 8위에 해당한다.

 

# 투자 지주회사

다른 회사를 소유하거나 주식을 보유해 수익을 내는 기업.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기보다는, 다양한 산업의 회사를 소유하면서 배당금, 수익, 주가 상승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버크셔는 무려 180개의 자회사를 거느리며, 철도, 에너지, 화학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국 대형 보험사 가이코(GEICO)와 철도회사 BNSF 등 여러 기업을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데, 버크셔의 자회사들은 미국 내 철도 화물 운송의 4분의 1, 주택용 에너지 공급의 약 8%를 담당할 만큼, 실물 산업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는 대표적인 투자 지주회사이다.

 

 

 

버핏이 버크셔를 인수한 1964년 이후 2024년까지, 버크셔의 주가는 무려 550만% 이상 상승했다. 연평균 약 20%의 수익률을 기록한 셈으로, 같은 기간 S&P500의 총수익률(약 3만 9천%)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버핏은 버크셔를 최고의 위치로 올려둔 순간 물러났다”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버크셔 해서웨이 A주 주가는 주당 80만 9,808.50달러(2일 종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버핏 뒤를 이어 버크셔의 CEO가 될 그레그 에이블은 캐나다 노동자 계층 지역 출신으로, 버핏처럼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2008년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의 CEO로 재직하며 석탄 중심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보수적인 성향의 버핏조차 감탄하게 만들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18년 버크셔 비보험 부문 부회장으로 발탁됐고, 2021년 공식 후계자로 지목되며 경영권 승계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에이블 부회장이 버크셔의 사업을 원활히 이끌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버핏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기업에 정당성을 부여한 상징적 존재였다”라며 에이블이 그와 같은 무게감을 갖기엔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파이낸셜 타임즈 역시 에이블이 버크셔의 핵심 자산인 2,640억 달러 규모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직접 감독해 본 경험이 없다는 점을 약점으로 지적했다.

 

 

 

버핏 회장이 은퇴를 선언한 후, 버크셔의 주가는 하루 만에 약 5% 떨어졌다. 지난 5일 뉴욕 시장에서 버크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12% 하락한 512.15달러에 마감했는데,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두고 ‘버핏 프리미엄’이 꺼진 영향이라며, 당분간 주가에 하방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버크셔 측은 당장은 경영 방향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버핏 본인도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