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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파월을 해임할 수 있을까? 파월 해임 시 금융시장 '대혼란' 우려

꿈달(caucasus) 2025.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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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연준 의장 사임 압박에 나섰다.

금리 인하를 두고 벌어진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실제로 해임까지 이어지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위원회(연준) 의장을 향해 퇴진을 거론하며 압박했다. “파월에게 사임을 요구하면 그는 물러날 것”이라고까지 직접 언급했다. 앞서 SNS를 통해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회의적인 파월 의장에 대해 “그는 항상 너무 느리고, 만족스럽지 않다”라며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미국연방준비제도 청사의 일러스트

 

 

 

다만,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도 꿈쩍하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1월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파월 의장에게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금리를 내려 미국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국채 이자 부담을 줄이는 한편, 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파월 의장은 관세정책으로 인해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정치 같은 외부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할 일을 하겠다고 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금리를 둘러싼 두 사람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원했고, 파월 의장은 이에 제동을 걸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동안, 파월 의장은 금리를 4차례 연속 인상하며 갈등을 빚었고, 임기 말까지 금리 인하 속도를 두고도 의견 충돌이 있었다. 2019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과 파월 중 누가 더 큰 적이냐”라고 비난할 정도로 둘의 관계는 평탄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파월 의장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건 단순한 정책적 이견 표시를 넘어서 중앙은행에 대한 통제욕으로 읽히기도 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대선 때 연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적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파월보다 통화정책을 더 잘 안다며,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결정에 당연히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파월 의장의 해임을 위한 경우의 수를 따져본 것으로 추정된다. 파월 의장을 축출하기 위한 비공식 회의가 여러 차례 열렸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있었다. 플로리다 마러라고 별장에서 파월 의장을 임기 전에 몰아내고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후임으로 앉히려는 논의가 있었다는 꽤나 구체적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다만, 미국 대통령이라고 해도 4년의 임기가 보장된 연준 의장을 마음대로 해임할 수는 없다.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하지만,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 차이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연방대법원 기존 판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는 여전히 파월 의장 해임을 염두에 두는 듯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압박에 이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지난 18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은 그 문제에 대해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도 다시 한번 보냈다. 해임 압박과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동시에 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이다.

 

 

 

 

만약 파월 의장이 정말로 해임된다면, 연준의 독립성 훼손 논란은 필연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다. 원래 연준은 본래 대통령에게 보고할 의무가 없는 독립기관이다. 역사상 연준 의장이 4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전례도 없다. 파월 의장이 실제로 해임되고 법적 공방으로 이어진다면, 이 사건의 후유증은 오래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불안에 시달리는 것은 금융시장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 사이에서도 파월 의장 해임 건을 두고 반대가 높은데, 특히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파월 의장 해임에 강력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해임으로 인한 효과는 미미한 반면 금융시장이 받을 타격은 심각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밀려고 했던 케빈 워시 전 이사도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월 의장이 해임될 경우, 연준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연준은 그간 물가 안정고용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균형있게 추구해 왔는데,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물가 안정에 대한 고려 없이 금리를 낮춘 전례가 생기면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 앞으로 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국채를 팔고 금과 같이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안전자산을 사들일 것이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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