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달의 독서 산책

나를 살리는 논어 한마디 독서 후기 / 판덩 지음 / 미디어숲

꿈달(caucasus) 2022.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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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번에 소개했던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의 논어 시리즈의 연작이다.

지은이는 역시 ‘판덩’ 이라는 중국인 작가이다. 앞서 읽었던 책과 구성은 유사한데, 이번 책은 하루에 한마디를 곰곰이 곱씹으며 읽으면 좋은 그런 책이다.

 

2022.03.25 - [꿈달의 독서 산책] -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판덩 지음, 미디어숲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판덩 지음, 미디어숲, 공자의 말씀에서 해법을 찾는다./ 학이시습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판덩 지음, 미디어숲 / 공자의 말씀에서 해법을 찾는다. /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여러분은 공자의 논어를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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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빠르게 변화하고 화성에도 인간이 살 거주공간을 만든다는 요즘 세상에, 먼 옛날 공자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이 고리타분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듯이 요즘처럼 혼란하고 변화가 빠른 세상에는 기본과 원칙이 더욱 중요하다. 기본이 바로서고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흔들리는 바람에 이리저리 휘둘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하루 한 소절씩 공자님의 말씀을 찬찬히 읽다보면 세상 살아가는데 유용한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 한번에 몰아 읽기 시간이 부족하다면 하루에 10분 정도 한 소절씩 읽으면 딱 좋다. 책의 구성도 하루에 한마디 읽기에 좋은 구성으로 엮어져 있다.

 

 

오늘 읽은 공자님의 말씀은 이것이다.

 

 

 “惟仁者能好人, 能惡人.(유인지능호인, 능오인)”

 “오직 어진 사람만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싫어할 수 있다.”

 

   

이 말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일단 한자 두 개를 살펴보자. 문장에 쓰인 한자 ‘호’는 좋아한다는 뜻이고, ‘오’는 싫어한다는 의미이다. 위 공자님 말씀을 대략 해석해보면 ‘어질고 덕성을 갖춘 사람만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반대로 사람을 싫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자는 위선자를 매우 싫어했다. 왜냐하면 위선자는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

위선자는 자신에게 피해가 생길까 봐 누구한테나 좋은 말을 한다. 그리고 세상에 나쁜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공자는 이러한 부류의 사람은 타인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내면의 원칙이 없는 사람은 옳고 그름을 분간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며, 나쁜 행동을 지적할 수 있는 용기도 없다. 따라서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할 수 있는 것은 내면의 원칙이 있는 어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어진 사람은(군자)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르게 다른 사람의 장점을 칭찬하고 상대방의 단점을 지적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다.

 

“오직 어진 사람만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다”

 

이 문장의 의미는 어진 사람은 상대방의 인성을 바라보며 좋은 마음을 품는다는 뜻이다.

가령, 소인은 상대방의 품성이 아니라 그 사람의 지위나 학벌, 학위, 재력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 등 겉으로 드러난 것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상대방의 됨됨이를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고, 또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람됨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어진 사람만이 진정 사람을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자님의 이 말씀은 제자인 ‘번지’ 와의 대화에서도 드러난다.

번지가 공자님에게 어짊에 관해 물었다고 한다. 공자는 “어짊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라고 대답했다. 어짊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오직 어진 사람만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다"라는 문장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 문장은 어진 사람과 소인의 차이점도 지적한다.

소인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도 싫어하지 않는다. 예를 든다면, 오염 물질을 몰래 배출하는 공장의 사장 밑에서 일하는 소인은 그 사장이 자신을 잘 챙겨준다면 그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장이 법을 어기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더라도 애써 무시하며 자신의 이해관계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소인의 특성이다.

 

하지만 소인과 반대인 군자라면 그렇지 않다. 군자는 상대방이 싫을 때 솔직하게 그 사람의 단점과 잘못된 점을 지적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다. 군자는 원칙 없이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본인도 이익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군자는 누구에게도 아부할 필요가 없고, 이익을 위해 아첨을 하지 않는다.

군자의 마음은 크다. 상대방을 좋아하지 않아도 원칙을 깨지 않는다면 상대방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넉넉함이 있다. 군자는 먼저 나서서 시비를 걸거나 상대방을 자극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람이 싫다는 이유로 외면하지도 않는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아니면 세상을 살다보니 철이 든 것일지 몰라도 공자님의 이런 말씀들이 하나하나 마음에 쏙 들어온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치않는 원칙이나 기본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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