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에서 시작해서 금수저로 자수성가한 산타바바라 투자그룹
미국 서부에는 은둔형(?) 벤처투자그룹들이 굉장히 많다고 해요. 🤭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는 그런 벤처투자그룹들입니다.
이들은 심지어 홈페이지 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제 소개하려는 산타바바라 투자그룹 역시 그런 은둔형 벤처투자그룹입니다. 이들은 왜 자신들의 존재를 비밀리에 부치면서 활동을 할까요?
그 이유는 자신들을 세상에 알릴 필요가 없어서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남의 돈을 투자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왜? 내 돈으로 굴리면 되니까요. 보통의 벤처투자자들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때 자신의 돈으로 하지 않고 외부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아 펀드를 조성하고 그 펀드를 이용해 재투자하거든요.
그런데 산타바바라 투자그룹의 경우에는 이런 구조가 아닙니다. 바로 자신들의 투자금을 가지고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화려한 홈페이지도 없고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와 홍보도 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은둔형 투자를 하지요.
보통의 벤처투자자들은 7년~12년 정도의 사업기간을 가진다고 합니다.
일종의 만기가 있는 셈인데요. 이 기간동안 투자금을 굴려 만기가 되면 펀드를 청산하고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해주고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산타바바라 투자그룹은 자기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하게 되니, 이런 만기에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산타바바라 투자그룹은 결국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판단을 믿으며 스타트업 기업가들을 위해 자신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는 투자 모델을 만든 것입니다.
실제로 산타바바라 투자그룹은 아래와 같은 것들을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지원해준다고 해요.
💖 투자 자금 / 경험 / 경영능력 / 시장조사 / 인재 소개 (경영자 소개) / 만기가 없는 기다림
이건 거의 뭐,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이제 갓 태어난 아기(스타트업)를 위해 부모가 물심양면으로 온갖 정성을 다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산타바바라 투자그룹은 자신들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스타트업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입니다.
현재 산타바바라 투자그룹이 갖고 있는 운용자금의 규모는 약 100억 달러(12조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놀라운 점은 이 투자회사가 1979년 설립된 이래 무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지속적으로 투자 자산의 규모가 불어났다는 사실.
그리고 더 놀라운 점은 이 투자회사를 처음 만들었던 인물 ‘리스 두카(Reece Duca)’ 와 ‘팀 브리스(Tim Bliss)’ 두 사람은 처음에 정말 평범한, 아니 오히려 형편없는 상태였다는 사실입니다. 흙수저에서 금수저로 자수성가한 셈...
‘리스 두카’는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가정의 2세 였는데, 아버지가 11살 때 돌아가시고, 소년 가장으로 커야만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공부를 잘해서 UC산타바바라 라는 명문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지만 그의 손에 들려진 투자자금은 별로 없었대요.
창업자인 또 다른 사람, ‘팀 브리스’는 상황이 더 안좋았어요. 서핑으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작은 어촌 도시 카핀테리아 출신인 그는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자산이라곤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학자금 대출로 빚만 3만 달러 정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스탠퍼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처음으로 만났다고 합니다.
‘리스 두카’는 1968년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하면서 당시 가치투자에 대해 배웠고, 이후 실제로 IPO 에 올라가는 회사들을 방문해 가면서 실제로 가치투자를 집행했습니다.
이 덕분에 대학원을 졸업할 때 즈음에는 5만 달러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었죠.
그런데 어쩌다가 자신과 비슷한 가치투자 철학을 갖고 있는 ‘팀 브리스’라는 대학원 후배를 알게 된 것.
‘리스 두카’는 그렇게 번 돈의 일부를 후배인 ‘팀 브리스’에게 떼어주면서 자신이 만든 산타바바라 투자그룹에 합류를 시킵니다. 그런데 팀은 투자그룹에 합류한 그 해에 크게 손실을 냈다고 해요. 전체적으로 시장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투자수익률은 첫 해에 -20%를 기록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적은 그 다음해부터 시작됩니다.
그들의 가치투자 철학은 결국 큰 빛을 발하면서 지금에는 약12조원의 운용자산을 갖고 있는 투자회사로 성공합니다. 그리고 그 운용자산은 모두 남의 돈이 아니라, 순전히 자기들 돈으로 일구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이 투자회사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산타바바라 투자그룹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 따르면 이 투자회사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 매우 초기단계의 회사에 투자한다
- 자신을 벤처투자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신 자신을 '컴퍼니 빌더'라고 소개한다.
👉 많은 회사에 자금을 뿌리지 않는다
- 일년에 한 두 회사에만 투자한다.
- 투자한 회사가 많아지면 펀드에서 도와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 투자한 회사에는 전략적으로 개입한다
- 파트너들이 회사 경영진에 들어가서 회사를 힘껏 돕는다.
- Advent Soft, The Learning Company 같은 회사들이 대표적.
👉 펀드 만기 따위가 없다
- 상장된 이후에도 영원히 회사를 도와줄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 “좋은 회사는 영원히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산타바바라 투자그룹은 이후 ‘AppFolio’, ‘Tegus’ 등과 같은 스타트업 회사에 투자하여 성공하는 스토리를 보여주면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산타바바라 투자그룹을 만든 두 사람은 50여년 전에 흙수저였습니다.
가진 것 하나 없이 맨손으로 시작해서 철저하게 자신들의 투자철학과 원칙을 지켜가며 오늘날 12조원의 투자그룹을 일군 것입니다.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버핏과 일면 비슷한 구석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워런버핏이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는 것과는 성격이 좀 다르지요. 이들은 스타트업에만 투자하니까요.
창업 당시 투자금이 약 6만달러였다고 하면 지금으로 치면 6천만원 정도밖에는 안됩니다. 물론 50여년 전이라면 물가가 지금보다 낮았고 현금 가치도 높았을테니... 그래도 1억~2억 남짓 되지 않았을까요. 1~2억원의 투자금이 50여년이 흐른 지금은 12조원의 자산이 되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산타바바라 투자그룹의 이야기를 통해 배울점이 많아 보입니다. 특히 가치투자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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