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톰 크루즈를 좋아하는 팬인데요. 그가 출연한 영화는 거의 모두 본 것 같아요.
특히 톰 크루즈가 리즈 시절 찍었던, 영화 <탑건>은 지금도 너무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오리지널 <탑건>의 유종의 미를 거두고 올해 최고의 흥행작으로 등극한 <탑건 매버릭>에 등장하는 전투기를 알아봅니다. 전작의 영화속 주인공 전투기가 ‘F-14 톰캣’ 이었다면, 탑건 매버릭의 주인공 전투기는 바로 ‘F-18 슈퍼호넷’입니다.
그 외 다양한 전투기들이 등장하는데요. 특히 마지막 작전의 공중전에서 등장하는 가상 적군의 5세대 전투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참고로 F-18 슈퍼호넷은 4.5세대라고 할 수 있다고 하네요. 탑건 오리지널의 향수를 떠올리게 해주는 F-14 톰캣의 공중전 씬도 매우 감동적이었어요. 물론 5세대 전투기를 골동품이라 할 수 있는 F-14 톰캣으로 물리친다는 설정이 무지 억지스럽긴 하지만, 영화는 영화니까요. 저는 너무 재밌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럼 탑건 매버릭에 등장하는 다양한 전투기들을 알아볼까유?
(자료는 웹상에서 모아봤습니다. 워낙 전문적인 내용들이라서...)
1. 영화속 초반부에 등장하는 극초음속 전투기 다크스타!
다크 스타는 극 중 피트 ‘매버릭’ 미첼이 테스트 파일럿으로 탑승하는 시험기다. 설정상 마하 10까지 도달할 수 있는 유인기다. 역사상 가장 빠른 군용기, SR-71 블랙버드와 그 후속기로 계획 중인 SR-72를 적당히 섞은 기체라고 한다. 실제로 극 중 다크 스타는 SR-71과 SR-72 프로젝트를 담당한 ‘스컹크 웍스’ 팀의 자문을 받아 디자인됐다고 한다.
실제 개발팀이 자문한 기체답게 영화에서 묘사되는 다크 스타의 비행 메커니즘은 실제 항공기에 적용된 기술을 잘 보여준다. 일반적인 블록버스터 영화라면 그저 스로틀을 올리는 대로 엔진 출력이 쭉 올라가서 마하 10에 이르는 식으로 묘사했을 터다. 그러나 탑건 매버릭은 마하 3~4를 지나치는 구간에서 초음속 구간의 제트엔진 가동을 멈추고 극초음속 구간의 ‘램제트’ 엔진을 가동하는 모습을 정확하게 묘사한다.
2. 탑건 매버릭의 주인공 전투기 F-18 슈퍼호넷
전작의 주인공이 F-14 톰캣이었다면, 본작의 주인공은 바로 F-18E/F 슈퍼호넷(Super Hornet, 이하 슈퍼 호넷)이다. 맥도널 더글라스가 개발한 경량급 함상 전폭기인 F/A-18 호넷(Hornet, 레거시 호넷)을 기반으로 대형화한 기종으로, 레거시 호넷과는 완전히 다른 체급으로 재설계된 별개의 기체다. 슈퍼 호넷은 1999년부터 미 해군에 배치되기 시작해, 신형 스텔스기인 F-35C가 배치되는 와중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미 해군의 주력 함상 전폭기다.
F/A-18E/F라는 제식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전투기는 공대공 전투 뿐만 아니라 대(對)지상 타격 임무도 수행하는 전폭기(戰爆機, Fighter-Bomber)이며, 현대의 기준으로 4.5세대 다목적 전투기(Multirole Fighter)라고 할 수 있는 기종이다.
3. 가상 적국의 5세대 전투기(러시아 Su-57 추측)
영화 후반부에서 ‘무중력 기동’을 펼쳐보이는 엄청난 전투기. 대략 러시아의Su-57로 보이는 극 중의 ‘5세대 전투기’는 영화 후반부 하이라이트 전투 장면에서 마치 무중력 상태에서 기체의 방향을 바꾸는 것 같은 기동을 선보인다. 영화에서 표현된 기동은 러시아에서 열린 ‘2017 MAKS’에서 Su-35가 선보인 바 있다. Su-35는 냉전 시대를 풍미한 구소련의 쌍발전투기다.
이처럼 비행기의 중력을 무시한 듯한 움직임을 '실속후 기동'이라고 한다. 비행기의 속도를 극단적으로 낮춰서 양력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속 상태를 만들고 엔진의 추력만으로 공중에 뜬 상태를 만들어서 상식을 벗어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공중전 중 뒤쪽에 적기가 따라붙어서 내 기체를 노리는 '데드식스' 상황에 처했을 때, 실속에 가깝게 속도를 줄이면서 방향을 급히 바꾸면 뒤에 따라붙은 적기가 내 기체를 지나쳐버리게 해서 벗어날 수 있다. 물론 이론적으로만 그럴 뿐, 윙맨이 따라붙고 적기를 지속해서 시야 안에 두도록 비행하는 실전 상황에서 써먹을 일은 거의 없다. 다만 실속후 기동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어 전혀 예상치 못한 위치에서 적기를 표적에 넣을 수 있다. 그래서 Su-35 슈퍼플랭커를 비롯해 F-22 랩터, Su-37 플랭커-F 등 최신 제공 전투기들은 실속후 기동이 가능하다.
4. 냉전시대 가변익기의 상징, F-14 톰캣
가변익기는 냉전이 아니었다면 실용화되지 않았을, 군비 경쟁의 '사치품'이다. 가변익기가 대거 개발된 1960~1970년대는 냉전이 한창일 때였다. 당시 미소 양 진영은 본격 전면전을 염두에 두고 군사 계획을 수립했다.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공격당하는 곳은 공군 기지와 같은 전략 거점들이다. 따라서 수많은 항공기가 활주로를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군용기들은 어떤 곳에서도 뜨고 내릴 수 있도록 활주 거리가 짧아야 했으며, 그러자면 날개 면적을 넓히고 후퇴각을 줄여서 느린 속도에서도 양력을 크게 받을 수 있어야 했다.
F-14는 제 2차 세계대전 시기부터 미 해군의 걸작 함재기들을 만들어 왔던 그루먼(Grumman, 現 노스롭그루먼)사가 1960년대에 개발을 시작해 1974년부터 미 해군에서 도입해 운용했던 함재 전투기다. 특유의 가변익 구조와 더불어, 당대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 F-14는 현역 시절 내내 미 해군의 얼굴이 되었던 바 있다. 하지만 냉전의 종식 이후 대대적으로 불어닥친 군비 축소와 변화하는 전장 환경으로 인해 F-14는 급격하게 가치를 잃고 설 자리를 잃었고, 2000년대에 모두 퇴역하였다.
F-14는 특유의 가변익이 돋보이는 외관이 특징이다. ‘역사 상 가장 아름다운 레시프로 전투기’로 영국의 수퍼마린 스핏파이어(Supermarine Spitfire)가 손꼽힌다면, F-14는 ‘역사 상 가장 아름다운 제트 전투기’로 손꼽힌다. 그리고 F-14의 아름다우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은 미국 뿐만 아니라 미국 외의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미디어 매체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마크로스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5. 영화 오프닝에 등장하는 미군의 5세대 전투기 F-35C
미 해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F-35C는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는 컷으로 등장했다. F-35C는 이제 막 미 해군에서 운용되기 시작한 따끈따끈한 최신예 스텔스 함상 다목적 전투기다. 하지만 영화 상에서는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한 수준으로 낮다. 그 이유는 이 기종이 현재 해군의 주력 전투기도 아닐 뿐더러, 스텔스기라는 특성으로 인해 첨단 디지털 기술 보다는 파일럿의 기량을 중요시하는 영화의 주제의식과도 맞지 않는 기종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더욱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면, F-35C는 복좌기(2인승)가 없어서 배우들이 탑승할 공간이 없는 것과 더불어, 보안 및 비용 상의 문제가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F-35는 1993년 발표된 3군(공군, 해군, 해병대) 통합 전투기 사업(Joint Strike Fighter) 사업으로부터 시작해 장장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며 완성에 이른 바 있다. 영화 속에서 잠깐 스쳐 지나간 F-35는 해군용인 F-35C형으로, CATOBAR(Catapult Assisted Take Off But Arrested Recovery) 방식으로 이착함을 하는 미 해군의 항공모함에서 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양이다. 지상이 아닌, 함상에서 운용하는 전투기이므로, 엔진부터 동체, 랜딩기어 등등의 세부 사양에서 공군형인 A형과 다른 점이 많다.
6. 2차세계대전에서 한국전쟁까지 활약한 P-51 머스탱
영화 속 이야기가 시작되는 장면,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서 주인공인 피트 "매버릭" 미첼이 손수 정비를 하고 있었던 고색창연한 프로펠러 비행기의 정체는 제 2차세계대전 당시 등장하여, 한국전쟁에서도 맹활약을 펼친, P-51 머스탱이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에겐 '무스탕'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던 이 전투기는 미국 노스아메리칸에서 개발한 전투기(Pursuit)로, 우수한 기동력과 긴 항속거리를 이용해 폭격기들을 호위하는 임무를 맡았다. 영화 속에 등장한 머스탱은 배역을 맡은 톰 크루즈 본인이 실제로 소장하고 있는 기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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