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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시대의 종말, 애플·구글의 독점 깨질까?

꿈달(caucasus) 2024.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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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글과 에픽게임즈의 인앱결제 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아직 재판이 최종적을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소송에서 에픽게임즈가 승리하면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인앱결제 독과점이 무너질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인앱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의 모습 / DALL.E 3

 

 

 

구글 뿐만아니라 애플도 에픽게임즈와 유사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결국 미 대법원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외부 결제를 허용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애플 역시 ios 생태계에서 인앱결제의 독과점이 무너질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애플과 구글은 각각 자사 앱마켓에 입점한 앱에서 인앱결제가 진행될 때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인앱결제를 강제해선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와서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 인앱결제

>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나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앱 마켓에 등록된 앱의 내부에서 결제할 때, 앱 자체의 결제 시스템이 아닌 구글이나 애플이 개발한 내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과 구글은 최대 30%의 높은 수수료를 부과한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애플이 인앱결제 논란을 둘러싼 반독점법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습니다. 구글은 1심에서 패소했지만... 애플은 결과적으로는 최종 재판에서 승리했습니다. 지난 2020년, 미국의 게임 업체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앱 개발사에 인앱결제를 강요하고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긴다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미국 대법원은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다는 1심과 2심의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대법원은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외부 결제를 허용하지 않은 건 반경쟁적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에 애플도 외부 결제 시스템을 전면 허용할 방침입니다. 이건 결국 소송에서 승리했지만 그동안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독점했던 인앱결제를 이제 개방하라는 의미이므로 결국 애플에게는 뼈 아픈 손실입니다.

 

 

이제 애플이 외부 결제를 허용하면 벌어들일 수익이 줄어들 것입니다. 애플의 인앱결제 수수료 수익은 2024년은 1,820억 달러(한화 약242조원), 2025년에는 2,070억 달러(한화 약275조원) 정도로 예상했습니다. 정말 엄청난 금액입니다.

 

 

다만 이번 판결에도 애플은 빠져나갈 꼼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바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결국, 외부 결제는 허용하되 애플은 여전히 높은 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으로 방어하겠다는 것입니다.

 

 

외부 결제를 도입하려면 애플이 만든 프로그램을 신청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기존 인앱결제 수수료(30%)와 비슷한 27%의 수수료를 부과합니다. 이는 결국 에픽게임즈를 비롯한 앱 개발사가 반쪽짜리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나 다름없습니다.

 

 

앞서 애플은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외부 결제를 허용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때문입니다. 애플은 26%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한편, 외부 결제에서 발생하는 개인정보 및 보안 문제에 대해선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애플이 지원하는 각종 결제 기능도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애플이 미국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외부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리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애플은 우리나라에서 외부 결제를 허용하며 개발사가 인앱결제와 외부 결제 중 하나만을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이 때문에 애플이 꼼수로 규제를 우회하고, 인앱결제를 간접적으로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했습니다. 미국의 상황도 이와 유사하게 전개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애플의 꼼수와는 별개로 인앱결제 독과점에 대한 규제는 이제 글로벌 스탠다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에픽게임즈와 반독점 소송을 진행 중인 구글은 이미 미국 법원이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작년 12월, 미국 법원은 1심에서 구글이 반독점적 행위를 했다고 판결했습니다. 결국 구글은 7억 달러(약 9,400억 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토해내야 했습니다.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3월부터 본격 발효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통해 구글과 애플을 게이트 키퍼로 지정하고 결제 방식을 강요하지 못하게 할 계획입니다. 스포티파이와 애플 간 분쟁과 관련해서도 조만간 애플에 제재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 게이트 키퍼

> EU의 디지털시장법(DMA) 규제 대상인 디지털 독점 기업을 의미. DMA는 빅테크가 과도한 시장지배력을 통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출을 방해하고 독점적인 지위를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제정됐다. 현재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기업), 바이트댄스(틱톡 모기업)가 게이트키퍼로 지정됐다.

 

 

구글은 애플의 이러한 꼼수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구글 역시 애플과 같은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생태계를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 두 거대 공룡의 인앱결제 독과점은 깨지는 모양새지만,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체계를 유지함으로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속셈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이러한 독과점 체제는 조금씩 깨지기 마련일터... 인앱결제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건전한 발전, 그리고 중소 앱 개발사들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독과점은 반드시 개선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또한 애플과 구글 역시 인앱결제를 개방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낮추더라도, 지금보다 더 나은 서비스와 합리적인 기능 개선을 도모한다면 많은 앱 개발사들이 애플과 구글의 인앱결제를 더 선호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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