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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 올해 블랙스완 트리거?

꿈달(caucasus) 2024.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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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줄곧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해 경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 때문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에 돈을 빌려준 지역은행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정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는 큰 타격을 안겨줬습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미국 주요 대도시의 사무실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미국 연준의 고금리 기조에 상업용 부동산(Commercial Real Estate, CRE)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공유 오피스 기업은 물론이고, 부동산 임대 기업과 이들에 돈을 빌려준 지역은행도 위기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이 은행 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위기와 블랙스완의 합성 사진

 

 

 

미국 중소은행들 또 다시 위기?

 

지난 1월 31일(현지 시각)부터 이틀간 미국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주가가 50%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사무용 빌딩 관련 대출에서 대규모 손실 발생이 예견되면서, 작년 4분기에 기존 예상 금액 대비 10배가 넘는 충당금을 쌓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여파는 다른 지역은행으로 번졌습니다. 웹스터파이낸셜(-4.7%), 시노버스파이낸셜(-4.41%), 밸리내셔널뱅코프(-6.9%),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4.7%) 등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많은 지역은행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미국 지역은행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대부분 하락했습니다.

 

 

문제는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작년 4분기 기준, 오피스 담보 대출 연체율은 6.5%까지 치솟았는데, 2025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5,600억 달러(약 743조 원)로 사상 최대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체율은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근본적인 원인은 뭘까?

 

상업용 부동산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대중화되면서 사무실 공실률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무실 수요가 급감했습니다. 작년 11월 기준, 미국 상위 50개 도시의 평균 사무실 공실률은 18.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휴스턴(25.4%), 샌프란시스코(24.2%), 시애틀(22.3%) 등 일부 대도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고금리 환경에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매매가격이 급락한 것입니다. 작년 말 기준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최고점 대비 21.6%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을 팔더라도 빌딩을 담보로 받은 대출을 다 갚을 수 없게 됩니다. 현재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44%가 이러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은행, 증권사들 역시 최근 몇 년간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많은 투자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은행과 증권사들 역시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버틸 수 있다면 상황이 다시 반전될때까지 견뎌내면 그만이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 상업용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지역은행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JP모건에 따르면 자산 규모가 1,000억 달러보다 작은 소규모 은행의 경우 평균적으로 미국 상업용 대출이 전체 자산의 28.7%를 차지하는데, 그 비중이 6.5%에 불과한 대형은행에 비해 대출 부실이 발생했을 때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중소은행들의 위기 확산 가능성?

 

문제는 미국 중소은행들의 위기가 미국 밖의 나라들로도 확산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했던 일본 아오조라 은행 역시 관련 대출 부실로 인한 손실이 예상되며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또한 독일의 도이체방크는 지난 4분기에 미국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손충당금을 1년 전 대비 약 4배 가까이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 대손충당금

기업이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 어렵다고 생각될 때 회계장부에 미리 ‘떼인 돈’으로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어날수록 당연히 기업의 이익은 줄어든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와 금융사의 손실도 예상됩니다. 저금리 시기 국내 금융사도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렸습니다.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55조 8천억 원인데, 이 중 64%에 해당하는 35조 8천억 원 정도가 북미에 몰려있습니다. 전체 부동산 투자 자금 중 20%가량인 11조 6천억 원이 올해 만기를 앞두고 있는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위기가 작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같은 대형 사태로 번지진 않을까 우려하는데, NYCB의 경우 그 규모가 크지 않아 대규모 금융 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적인 지역은행 위기와 뱅크런 사태 우려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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