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 이야기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구글의 AI 알파폴드

꿈달(caucasus) 2024. 7. 12.
728x90

 

 

신약 개발에는 평균 10년 이상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신약 개발 과정을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많은 과학자가 여러 실험을 통해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한다. 간단하게는 암세포에 후보 물질을 떨어트려 효과가 있는지 살펴본 뒤 이어 쥐 실험을 통해 동물 내에서도 작동하는지 살펴본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제약사들은 수천, 수만 개의 신약후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후보 물질 중 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물질을 기반으로 임상 시험을 시작한다.

먼저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지는 ‘전임상’을 진행하고(일반적으로 동물 실험을 통해서), 이를 마치면 ‘임상 1상’ ‘임상2상’ ‘임상3상’ 등의 단계를 거친다. 이러한 과정이 평균 10년 정도 걸린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이러한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줄 것으로 기대한다.

구글 딥마인드의 수장인 데미스 허사비스 CEO가 올해 초 이렇게 말했다.

“평균 10년이 걸리던 신약 개발 기간을 몇 달로 단축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AI는 이미 신약 개발 과정에서 활약중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 그 알파고의 후예인 ‘알파폴드’가 바로 그 예이다.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다.

단백질은 신약 개발을 할 때 상당히 중요하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에 결합하는 약물을 설계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거나 나아지게 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약물이 타깃으로 하는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해야만 한다.

 

 

특히 세포를 감싸고 있는 ‘세포막 단백질’이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질병의 50~60%가 이 세포막 단백질 이상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단백질 구조를 잘 알면, 신약 개발을 할 때 유리하다.

 

 

그런데 이 단백질의 구조를 밝혀내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단백질은 수십~수천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아미노산은 DNA를 구성하는 ‘염기’와 관련이 있는데, 모든 생명체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4개의 염기를 가지고 있다. 4개 염기 중 3개 염기가 얽히고 설키면서 1개의 아미노산이 만들어진다. 이 아미노산이 또 얽히고 설키면서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찾아낸 단백질의 종류는 약 2억개에 달한다.

이중 인간에서 발견된 단백질은 2만여개에 달한다. 이중 알파폴드가 나타나기 전까지 구조를 파악한 단백질은 17~18만개 정도에 불과했다.

 

 

한 종류의 단백질 구조 분석에는 짧게는 수개월 많게는 수년이 걸린다.

끝까지 찾아내지 못할 때도 있다고 한다. 단백질 구조 예측은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악명 높은 연구 분야로 손꼽힌다. 한 개의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과정이 박사 논문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몸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 구조 예측에 성공한 과학자는 ‘노벨상’을 받기도 한다.

 

 

알파폴드가 예측한 3D 단백질 구조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인간이 지금까지 밝힌 단백질 구조를 학습한 알파폴드는 지난 2021년 인간의 단백질 2만여개 중 98.5%의 구조를 예측하고 2022년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2억개의 단백질 중 99%의 구조를 예측했다.

 

 

물론, 예측을 한 것이지 이게 맞는지는 실제 실험을 통해 확인을 다시 해야만 한다.

하지만 ‘구조가 이럴 것이다’라고 예측한 뒤 관찰하는 것과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관찰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단백질 결정을 만들고, 관찰하는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만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된다.

 

 

단백질 구조 하나를 파악하는 게 박사논문이 되는 시대일 정도이다 보니 알파폴드가 이룬 성과는 수십억 년의 연구와 수조 달러에 해당하는 비용을 절감했다는 말이 나온다.

 

 

알파폴드는 이미 신약 개발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에 사는 박쥐에서 발견한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말라리아 백신 개발에 활용되었고 항생제 내성을 연구하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합성법을 제안하는 등 눈부시게 활약중이다. 이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 역시 이제 알파폴드 없이는 연구할 수 없을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딥마인드는 2021년, 알파폴드 기반의 약물 연구를 위해 ‘아이소모픽 랩(Isomorphic Labs)’을 만들었다. 아이소모픽랩스는 알파폴드3를 개발했는데 단백질 구조 예측은 물론, DNA, RNA를 포함해 생명체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분자의 구조와 상호작용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AI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분석 논문을 보면 AI를 기반으로 설계한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 1상 성공률은 80~90%로 기존 업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AI가 신약후보 물질 선별에 있어서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쌓이는 중이다.

 

 

알파폴드의 활약이 이러하자 거대 제약사, 이를테면 일라이릴리, 노바티스 등은 아이소모픽 랩과 최근 화합물 신약 연구 개발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 일라이릴리 와는 17억 달러 규모, 노바티스와는 12억달러 규모의 계약이다. 아스트로제네카, GSK, 화이자, MSD 등 많은 기업이 AI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도 이 분야에서 빠질 수 없다. 엔비디아는 렌커젼이라는 생명공학 기업과의 협업으로 AI를 이용해 신약후보 물질 2.8조개를 빠르게 스크리닝했는데 이는 기존 방식으로는 10만년이 걸리는 일이라 한다.

 

 

728x90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