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5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됐다.
트럼프 상호관세 발표 소식과 겹쳐 주가를 대폭 끌어내렸다.
장기적으론 외국인 매수세 회복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달 31일, 공매도가 재개됐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지 1년 5개월 만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증권사나 기관 투자자로부터 주식을 빌려 해당 주식을 팔고, 나중에 주가가 낮아졌을 때 싼값에 주식을 사서 갚아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동시에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공매도 재개 당일 주식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4월 2일)가 예정된 가운데, 공매도 재개까지 겹치면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나 하락한 2,481.12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새 1조 7천억 원 규모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지면서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공매도 전면 금지 직전인 2023년 11월 3일(7,720억 원)과 비교하면 1조 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외국인 거래(1조 5,434억 원)가 전체 공매도 거래의 90%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특히 대차 거래 잔고 비중이 높아 공매도 타깃으로 꼽힌 포스코퓨처엠(-6.38%), 엘앤에프(-7.57%) 등 이차전지주와 셀트리온(-4.57%), HLB(-3.67%) 등 바이오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지난주(3월 24일~28일) 대차 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LG에너지솔루션(대차잔고 4,251억 원 증가)의 주가는 6.04% 하락했고, 카카오(대차잔고 1,337억 원 증가)도 5% 가까이 떨어졌다.
# 대차 거래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에게 어느 정도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이다. 공매도 주문을 내기 위해서는 대차 거래로 주식을 빌려와야 하므로 대차 거래는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데, 대차 거래 잔고가 높은 종목일수록 공매도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23년 11월,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건 일부 외국계 투자 은행의 무차입 공매도 행태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공매도를 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에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거센 비판 여론이 형성됐다.
이전부터 공매도는 개인 투자자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투자 방식으로 여겨졌다. 기관 투자자의 주식 상환 기간이 12개월인 것에 비해 개인 투자자의 상환 기간은 30일에 그쳤고, 담보 비율 역시 개인 투자자에게 더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공매도를 두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 정부는 공매도 제도 개선을 진행했다.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상환 기간을 기본 90일·최장 12개월로 통일했고, 담보 비율도 현금 기준 105%로 동일하게 설정했다. 정부는 공매도 전산 시스템을 통해 잔고를 초과한 매도 주문을 자동으로 차단하고, 중앙점검 시스템(NSDS)으로 모든 거래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한 시스템도 도입했다.
# 공매도 전산 시스템
기관 투자자의 잔고 관리 시스템과 한국거래소의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NSDS)이 포함된 시스템으로,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단속하기 위해 도입된 절차이다. 불법 공매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매도 가능한 잔고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잔고 관리 시스템), 기관 투자자의 매도 주문을 상시 점검(중앙점검 시스템)해 불법 공매도를 점검할 예정이다.
공매도 재개로 인한 시장 불안을 당장 잠재우긴 쉽지 않아 보인다.
대차 거래 잔고가 큰 종목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특히 지난달 27일 기준 대차 잔고가 많은 삼성전자(4조 6,026억 원), LG에너지솔루션(3조 8,985억 원), SK하이닉스(3조 1,407억 원), 에코프로비엠(2조 1,425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 6,994억 원) 등의 투자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장기적으론 공매도 재개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도 많다. 외국인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오히려 주식 시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예상하는데, 고평가된 주식의 거품을 없애고, 주식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공매도의 순기능이 되살아나면 대형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거란 기대도 이어진다.
공매도 재개에 따라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에 금융위원회는 오는 5월 31일까지 단계적, 한시적으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제도를 운용하기로 했다. 평상시보다 공매도가 늘어난 개별 종목은 다음날 공매도를 할 수 없도록 하면서 변동성에 제한을 주겠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43개 상장사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는 에스케이하이닉스, 카카오, 한미반도체, 롯데지주, 한샘, 에스케이씨(SKC), 롯데쇼핑, 에스케이(SK), 디아이씨, 일진하이솔루스, 시제이(CJ)제일제당, 에이치디(HD)현대일렉트릭, 동원시스템즈, 엔씨소프트 등 14개사가 과열 종목에 들어갔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29개사가 포함됐다. 삼천당제약, 네이처셀, 제주반도체, 테크윙, 엘에스(LS)마린솔루션, 엔켐, 폴라리스오피스, 제닉, 에스와이 등이다.
이는 당국이 공매도 재개 뒤 일부 종목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해 5월31일까지 거래대금 증가율, 거래대금 비중 기준 등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조건을 강화, 확대 운영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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