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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대한 단상, 아시아의 진주 홍콩이 저물어간다.

꿈달(caucasus) 2020.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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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대한 단상, 아시아의 진주 홍콩이 저물어간다.  -

 

오늘은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보려 한다. 갑자기 문득 홍콩에 대한 아련함이 느껴졌다. 홍콩은 <아시아의 진주> 또는 <아시아의 별> 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또 내게는 주윤발, 장국영, 유덕화, 왕조현 등 화려했던 홍콩 스타들로 상징되는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과 함께 일련의 시민들의 저항과 소요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홍콩의 그러한 민주화 운동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우리나라 역시 군사정권의 독재에 저항했던 민주화 운동을 경험했던 나라이기 때문이다. 

 

3년전에 홍콩을 여행하고 왔었다. 당시 홍콩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활기찼던 번화가, 친절했던 현지인들... 그리고 환상적이었던 빅토리아 피크의 야경... 이런 일련의 추억들이 지금의 홍콩 소요 사태를 보자니 그때의 홍콩이 그리워진다. 그리고 홍콩 시민들이 지금 지키려고 하는 가치, 즉 자유와 민주화에 대한 열망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빅토리아 피크에서 바라본 홍콩의 마천루, 홍콩은 아시아의 진주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 타이틀을 내려놓게 될지도 모르겠다.

 

 

3년전 아내와 함께 홍콩을 여행했었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는 홍콩에 대해 많은 매력을 느끼고 돌아왔다. 여행 당시 홍콩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자유로움 그 자체였다. 밤 늦게 거리를 돌아다녀도 치안이 훌륭했고 시민들은 친절했으며 번화가 패션 쇼핑몰에서는 여중생들이 즐겁게 샘 스미스의 노래를 합창하며 자유로운 영혼을 자랑하고 다녔다. 홍콩 중앙역 인근 골목에서는 모델들이 화보 촬영을 하곤 했다.

 

 

지나고 보니 중국 본토와 홍콩의 문화적 차이점이 새삼 또 느껴진다. 홍콩 여행을 다녀온 후 일년 뒤에 업무로 상하이 출장을 다녀오게 되었다. 상하이에도 맥도날드가 진출해 있었는데, 상하이 맥도날드 지점의 점원은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영어를 몰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중국어를 사용한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상하이에 체류하는 동안 영어를 사용하는 중국인을 만나기가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홍콩은 달랐다. 홍콩은 어딜가더라도 누구나 영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상하이에서 업무차 참가한 무역 박람회 행사장 안에서도 중국 공안들이 곳곳에서 외국인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뭔가 그들의 눈에 의심이 간다고 생각되면 바로 다가와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고 경고를 하기 일쑤였다. 물론 홍콩에서는 중국 공안들을 만날 일이 거의 없었다.

 

 

몽콩 야시장의 활기찬 모습, 홍콩은 중국에 반환되었지만 일국양제의 기치 아래 민주주의(자본주의) 시스템으로 활기로운 곳이었다.

 

 

하여튼 중국이 드디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전인대에서 통과시키고 시행중에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이란 중국이 홍콩 내에서 분리·전복을 꾀하는 활동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제정한 법이다. 이 법이 제정되어 앞으로 홍콩내에서 중국 정부가 판단할때 내란을 꾀한다고 판단되는 일체의 행동은 금지된다. 일례로 홍콩과 대만의 축구 친선경기에 노란색 계열의 물건들(우산, 응원봉, 배너 등)을 가지고 들어가려는 시민들의 물건들을 모두 압수했다고 한다. 정말 말도 안되는 헤프닝이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다. (홍콩 시민들이 중국식 사회주의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노란우산 운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 홍콩 국가 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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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의회 대신 ‘홍콩 보안법’ 초안을 공개했으며 당월 28일 오후 3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제13기 3차 전체회의 표결에서 이를 의결했고 6월 30일 초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며 홍콩 주권 반환일인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중국 전인대가 홍콩 의회를 우회해 홍콩 법률 제정에 직접 나선 것은 1997년 홍콩 반환 후 처음이다. 앞서 홍콩 자치정부는 보안법을 도입하려 했지만 야권과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한편, 시행 당일 공개된 보안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정치적 자유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홍콩보안법은 총 66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최고 형량은 무기징역이다. 국가 분열과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네 가지 범죄가 여기에 해당한다. 2009년부터 시행된 마카오 국가보안법의 최고 형량이 30년인 것에 비하면 훨씬 무거운 처벌이다. 중국 본토에서 관련 범죄의 최고 형량이 무기징역인 점을 감안하면 홍콩은 더 이상 특별행정구가 아니라 중국의 또 다른 지방정부가 된 셈이다.

 

영국으로부터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로 홍콩은 <일국양제> 즉, 중국에 속하지만 정치 체제는 기존대로 민주주의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기로 되어 있었다. 이러한 시스템이 이번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무너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민주주의에 우호적인 홍콩 시민들이 눈엣 가시였을 것이다.

 

중국식 사회주의를 통해 아시아의 패권을 다져가고 있는 지금 홍콩은 자칫하면 중국에게 그간의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할 지 모를 위협으로 느꼈을 것이다. 그동안 계속 홍콩에 중국식 사회주의를 주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수포로 돌아갔으나 이번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이제는 홍콩을 중국의 입맛대로 주무를 수 있게 되었다.

 

홍콩 시민들의 혼란은 말할 것도 없고 금융자본과 글로벌 기업들은 홍콩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의 홍콩은 그전과 같은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 홍콩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홍콩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 지 우려가 된다. 3년전 자유로웠던 그 시절의 홍콩을 다시 여행할 수 있을까? 지금도 홍콩의 지식인들과 시민들은 이번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연일 벌이고 있다. 그들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제사회도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부디 홍콩 시민들의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열망이 성과를 거두기를 바래본다. 또한 홍콩이 계속 아시아의 진주로 빛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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