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미국 시총 3위에 등극하다
최근 엔비디아가 아마존과 구글을 꺾고 미국 시가총액 3위에 등극했습니다. 이는 여러모로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순수 반도체 기업이 이 정도 순위까지 오른 것은 2000년대 초반 인텔이 미국 시가총액 2위에 오른 이후로 처음입니다.
게다가 엔비디아는 직원수가 2만 6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기업입니다. MS가 22만명, 애플이 16만명, 구글이 18만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것에 비하면 정말 작은 규모입니다. 또한 엔비디아는 사업구조도 단순합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만 하고 생산은 파운드리에 맡기고 있습니다. 막강한 AI 반도체 생태계와 설계 능력만으로 이 정도 기업가치로 평가받는다는 것은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현재 엔비디아의 주가는 거품이다?
하지만 현재 엔비디아의 주가는 심각하게 고평가된 상태입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향후 1년 실적 기준으로 해도 이미 60배에 달합니다. 업계평균 28배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괴리율이 큰데, 이는 비슷한 업종의 기업들보다 엔비디아가 비슷한 돈을 벌어도 엔비디아 주가가 지금 훨씬 높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고평가된 상태... 하지만 이러한 고평가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분기별 매출 실적을 고려하면 그만한 평가가 당연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 엔비디아는 2000년대의 시스코와 비교가 많이 되곤 합니다. 당시 시스코는 인터넷의 중요한 인프라인 네트워크 장비를 만드는 회사였습니다. 당시 인터넷 열풍에 시스코의 주가는 우주로 날아갈만큼 폭등했습니다. 그러다가 닷컴 버플이 터지자 시스코 주가는 곤두박질쳤습니다. 하지만 시스코의 주가가 폭락한 이후에도 인터넷의 성장은 계속됐고, 시스코가 만드는 장비에 대한 수요는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도전자들이 계속 시장에 들어오면서 시스코는 과거와 같은 지위를 차지하지는 못했습니다. 엔비디아도 그렇게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것입니다.
소버린 AI(AI 주권) 개념의 등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월드 글로벌 써밋에 참석해 반도체 개발에 7조달러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샘 올트먼이 AI 반도체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서 7조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셈입니다. 젠슨 황 CEO는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그 정도의 돈이 필요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2030년까지 2조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가 들어가는 이 데이터센터가 전세계 AI 소프트웨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각 국가마다 소버린 AI (AI 주권)를 가져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각 국가마다 자신들의 문화, 역사에 맞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는 소버린 AI 인프라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자국에 맞는 AI를 갖기 위해서는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런 소버린 AI 수요가 엔비디아 반도체에 대한 수요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AI를 학습시키고 서비스(추론)를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가 각 국가마다 필요하며 그러한 인프라에 자사의 AI 반도체가 필수적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역시 장사꾼이긴 합니다.
젠슨 황의 말처럼 현재 세계 각국은 자국의 LLM을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자체적인 LLM AI를 만들고 있고, 인도에는 사르밤(Sarvam.ai), 프랑스는 미스트랄AI, 독일은 알렙알파, 일본은 사카나AI 같은 곳이 자국의 LLM을 개발중입니다. 우리나라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체 LLM 모델을 개발중입니다. 참고로 애플 역시 최근 애플 반도체에서의 머신러닝을 위한 프레임워크인 MLX를 지난해 공개한데 이어 이번에는 강화학습을 위한 RLX 를 공개했습니다. 오픈소스로 이를 공개해서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가별 경쟁구도는 AI인프라에 대한 국가차원의 투자와 지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것도 엔비디아의 미래가 밝은 이유입니다.
첨언하자면 최근 구글은 ‘챗GPT’ 킬러인 ‘제미나이 어드밴스드’를 공개하고 구글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구독 서비스인 ‘구글 원’에 ‘AI프리미엄’ 이라는 요금제를 추가해서 월 20달러를 내면 제미나이 어드밴스드와 함께 2테라 바이트의 저장공간까지 제공합니다. 월 20달러인 ‘챗GPT 플러스’ 대비 막강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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