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라인야후가 네이버로부터의 기술 독립을 공식 선언했다.
**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지분매각을 협의 중이다.
*** 이는 결국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 8일 라인야후가 네이버로부터의 독립을 공식 발표했다.
최근 일본 정부는 네이버 클라우드에 저장돼 있던 일본 라인 앱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건과 관련해 네이버에 라인야후의 지분 정리를 요구했다. 지난 10일 우리 정부는 네이버가 지분을 계속 보유하길 원한다면 지원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며, 사태가 외교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정부가 기업에게 지분을 정리하라고 압력을 행사하는 일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1분기 실적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로부터의 독립 의사와 함께 강화된 보안 대책을 발표했다. 네이버의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라인은 여전히 기술적 부분에서 네이버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과거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 통합을 결정하면서, 라인야후를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 두되 기술적인 부분은 네이버가 주도하기로 한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데자와 CEO는 기업 내부 시스템과 네트워크 운용은 물론 서비스와 사업 영역에서도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모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거의 모든 서비스의 기술 내재화 및 대체를 목표로 오는 7월 중 상세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또한, 라인야후는 신중호 대표이사 겸 CPO를 이사회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데자와 사장은 이 결정을 경질로 해석하지 말아달라 요청했으나, 신 CPO가 작년 11월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라인야후 이사회에서 유일한 한국인 이사였던 신 CPO가 물러나면서 앞으로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지난 9일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와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협상 중이라 밝혔다.
네이버도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하게 협의 중이라 알렸다. 이어 네이버는 라인야후 사용자에게 발생한 보안 침해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라인야후·소프트뱅크와 함께 더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에 내린 행정 지도에 지분 매각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진 않았음을 확인했지만, 우리 기업이 지분 매각 압박을 느끼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 이어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지분과 사업을 계속 유지하고자 한다면 정보보안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이거나 부당한 조치에는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에 내린 자본 관계 재검토 행정 지도와 관련해, 해당 지도는 경영권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총무상 마쓰모토 다케아키는 라인야후와 네이버의 관계와 그룹 전체의 보안 거버넌스 전반을 본질적으로 재검토하라는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라인 사태가 한국 정치권과의 외교적 문제로 불거질 위기에 처하자, 일본 정부가 이를 진화하는 차원에서 보안 조처 강화가 필요한 사안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라인 사태를 주요국에서 벌어지는 플랫폼 안보 전쟁의 일부로 보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달 2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틱톡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유럽연합(EU)도 올해 초 세계 최초로 디지털 시장법(DMA)을 제정해 빅테크 규제에 나섰다. 최근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며 데이터의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세계 각국이 자국민 데이터 보호에 적극적인 흐름이다.
라인은 우리나라로 치면 카카오톡과 비슷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라인은 일본에서 다양한 공공서비스와 연계돼 단순 메신저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업무와 연계된 라인 거버먼트는 지자체의 지진 경보 등 정보 발신, 공공요금 납부 등의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일본 내에서 라인의 정보 유출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관리하는 국가정보까지 유출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라인야후 사태는 네이버가 해외 소버린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려는 계획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버린 클라우드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서 자체 데이터 센터를 운영해, 그 나라의 데이터 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말한다. 현재 네이버 클라우드는 중동 및 동남아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소버린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보안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이번 라인야후 사태를 잘 정리해야 추후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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