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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코퍼(Dr. Copper), 구리 가격 급등~ 경기 호황의 신호일까?

꿈달(caucasus) 2024.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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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는 닥터 코퍼(Dr. Copper)라고 불리며 실물 경제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경기 호황을, 내려가면 경기 침체를 예고한다는 것이다. 최근 구리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선물 가격은 t당 1만 84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20% 넘게 올랐다.

 

 

이처럼 구리 가격이 급등한 건 AI 열풍으로 구리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구리가 많이 들어가고, 여기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 시설을 구축하는 데도 구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전원 케이블부터 송전망까지 모두 구리가 필요하다.

 

 

게다가 최근 공급 부족 문제까지 겹쳤다. 구리 광산은 칠레와 페루 등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다. 채굴을 이어갈수록 채굴 난이도와 비용이 증가한다. 지표면에선 더 이상 구리 광석을 얻기 힘들어 지하로 깊게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구리 광산을 개발하려고 해도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구리 채굴은 환경에 큰 악영향을 주는 만큼 환경영향평가 등 정부 규제가 강력하다. 따라서 단기간에 구리 공급 부족이 해소될 가능성은 작다.

 

 

 

또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를 향한 기대감이 회복됐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원자재 수요가 증가한 것도 원인이다. 구리 선물가격 하락을 예측한 트레이더가 구리를 대거 공매도 했으나 예상치 못한 가격 상승에 구리를 급하게 매수하면서 가격을 더 밀어 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력설비업체는 매출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레 전선 등 관련 설비 가격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에 삼화전기, 대원전선, HD현대일렉트릭 등 관련 기업 주가는 올해에만 2~3배가량 상승했다.

 

 

구리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 예상된다. 반도체 회로 패턴을 따라 금속 선을 입힐 때 구리가 사용되는 만큼 구리 가격 상승은 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구리 가격 목표치를 톤당 1만 달러에서 1만 2,000달러로 높였다. 내년 평균 구리 가격 전망치도 1만 5,000달러로 구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리 공급 부족 문제가 지속되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 내다봤다.

 

 

반면, 구리 시장이 과열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구리의 최대 소비국은 중국인데, 중국 현지 구리 가격보다 런던금속거래소의 구리 가격이 더 높은 것을 고려하면 분명 투기적 수요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구리 가격의 상승으로 알루미늄 등 대체 원자재 수요가 늘어난다면 구리 가격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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