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WWDC 개최, AI 도입 공개 시장 반응은?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 (WWDC) 2024 를 열고 생성형  AI  시스템  ‘ 애플 인텔리전스 ’ 를 공개했다 .

 

 

* 애플이 생성형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 챗GPT를 시리에 통합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를 열고 생성형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그동안 애플은 오픈AI나 구글에 비해 AI 기술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래서 이번 개발자회의에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시장은 주목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에 생성형 AI가 전격 도입된다. 기기 내 앱과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애플의 음성 비서 ‘시리’ 역시 고도화된다. 시리에게 운전면허 번호가 뭐냐고 물어보면 사진첩 내 운전면허증 사진을 찾고 여기서 번호를 추출해 답변해 주는 식이다.

 

 

여기에 오픈AI의 ‘챗GPT4o’도 접목된다. 간단한 질문은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시리가 기기 내에서 자체적으로 답변하고, 어려운 질문은 외부 서버의 도움을 받아 챗GPT가 답변하는 방식이다. 원한다면 시스템 전체에 챗GPT를 통합해 글을 쓸 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애플은 이 과정에서 개인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데이터만을 내보내도록 설계했고, 사용자의 입력 내용이나 IP 주소 등은 오픈AI 서버에 저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생성형 AI가 접목된 다양한 신기능도 발표됐다. AI가 즉석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기능, 나만의 맞춤형 이모티콘을 만들 수 있는 ‘젠모지’ 기능, 자연어로 사진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나, 거슬리는 요소들을 배경에서 지워주는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아이폰 출시 이후 17년 동안 배제됐던 통화 녹음 기능이 최초로 도입된 것도 눈길을 끈다. 통화가 끝나면 AI가 통화 내용을 요약해 주는 기능도 포함됐다. 14년 만에 아이패드에 계산기 앱도 기본으로 탑재된다. 애플 펜슬을 이용해 계산기에 수식을 적으면 AI가 이를 인식해 바로 결과를 내놓는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내용이 부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자체적인 혁신보다는 오픈AI의 챗GPT 도입이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또 통화 요약, 사진 편집 등 새롭게 선보인 기능 역시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나 삼성이 이미 선보인 기능이라서 감흥이 없었다.

 

 

적용 시기도 늦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애플은 올해 가을이 돼야 애플 인텔리전스 영어 베타 버전을 공개할 계획이다. 타 언어 지원은 빨라도 내년에 가능한데, 이미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MS의 코파일럿, 구글의 제미나이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애플이 AI 시스템을 공개하긴 했지만, 여전히 애플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의 성능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애플은 작년 자체 LLM ‘에이잭스/Ajax’의 개발에 착수했지만, 이번 애플 인텔리전스에선 일부 기능만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의 추론이 필요한 기능엔 오픈AI의 LLM이 사용된 것이다. 애플은 에이잭스가 고도화되기 전까지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애플의 기기 판매도 부진하다. 올해 1분기 아이폰 매출은 전년 대비 10.5% 넘게 감소했고,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 등 제품 부문 매출도 10% 넘게 줄었다. 제품 판매가 부진했던 만큼, 새롭게 공개되는 AI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는데, 새 AI 시스템이 아직은 투자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