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 대학교의 경제사학자 디르드리 매클로스키는 이런말을 남겼다.
“세상이 지옥에 떨어질 거라는 예기를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보통은 낙관주의에 베팅하는 것이 최선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세상은 점점 더 나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관주의는 우리 가슴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비관주의는 낙관주의보다 더 똑똑하게 들린다.
2008년 12월 29일,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전 세계 주식시장이 붕괴됐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 교수이자 정치과학자 이고르 피나린의 전망을 1면에 실었다.
피나린 교수의 경제 전망은 SF 소설 저리가라 할 정도였다.
그런 황당한 비관주의적 주장을 일반 매체가 아닌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금융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이 1면에 실었다.
“(파나린 교수는) 2010년 6월 말 혹은 7월 초, 미국이 여섯 조각으로 쪼개질 거라고 한다. 그에 따르면 알래스카는 다시 러시아의 지배에 놓일 것이다. (중략) 캘리포니아는 그가 ‘캘리포니아 공화국’이라 부르는 구심점을 형성하고 중국의 일부가 되거나 그 영향력 아래 놓일 것이다. 텍사스는 ‘텍사스 공화국’의 중심이 되어 다른 여러 주와 함께 멕시코의 일부가 되거나 그 영향력 하에 놓일 것이다. 워싱턴 D.C.와 뉴욕은 ‘대서양 아메리카’의 일부가 되어 유럽연합에 합류할 수도 있다. 캐나다는 파나린 교수가 ‘북중부 아메리카 공화국’이라 부르는 북부 주들을 차지할 것이다. 하와이는 일본이나 중국의 피보호국이 될 것이고 알래스카는 러시아에 편입될 것이다.”
지금 읽어보면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모든 사람들이 공포심에 사로잡혀 이런 비관주의에 휩싸여 있었다.
이와 반대로 사람들은 낙관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망상주의자로 여기거나 그들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령 1940년대 말 일본을 생각해보자.
당시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인해 철저하게 파괴된 상황이었다.
이 당시 일본의 어느 학자가 다음과 같은 기사를 작성했다고 생각해보자.
“모두 기운을 내라. 우리가 죽기 전에 이 나라 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보다 거의 15배 크기로 성장할 것이다. 기대 수명은 거의 두 배가 될 것이다. 주식시장은 역사상 그 어느 국가도 본 적 엇을 만큼의 수익률을 낼 것이다. 40년 이상 실업률 6퍼센트를 넘지 않을 것이다. 전자 혁신과 기업 경영 시스템의 세계적인 리더가 될 것이다. 머지않은 우리는 넘치는 부를 가지고 미국인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동산 일부를 소유할 것이다.”
당시 일본인들이 이 학자의 글을 읽었다면 모두가 헛웃음을 치며 그를 망상에 사로잡힌 자라고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이 내용은 전부 사실이다.
이처럼 낙관주의는 일반적으로 비관주의보다 덜 똑똑해보이고 말도 안되는 소리처럼 들린다.
반대로 비관주의가 낙관주의보다 더 그럴듯해 보인다.
왜 그럴까? 이유가 무엇일까?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이 손실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이 진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생존책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경제적 비관주의가 경제적 낙관주의보다 더 쉽고, 흔하고, 설득력 있어 보이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바로 돈은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나쁜 일이 생기면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1퍼센트 상승한 것은 저녁뉴스에 간단히 언급되고 넘어가지만, 주식시장이 1퍼센트 하락하면 피처럼 붉은 대문자로 뉴스를 장식한다.
또한 비관주의자들은 시장이 어떻게 적응해갈지를 고려하지 않고 미래를 추정한다.
극단적으로 좋은 상황이나 극단적으로 나쁜 상황은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예측하기 힘든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이 적응하기 때문이다. 또한 문제는 고쳐지고 사람들은 적응한다. 위협이 크면 해결책이 나올 동인도 똑같이 커진다.
끝으로 진보는 너무 느리게 일어나서 알아채기 힘들지만, 파괴는 너무 빠르게 일어나서 무시하기 어렵다.
주식시장에서는 6개월간 주가가 40% 하락한다면 국회 조사를 받을 수도 있지만, 6년에 걸쳐 주가가 140% 오른다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
투자를 할 때는 성공의 대가(기나긴 성장 도중에 발생하는 변동성과 손실)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기꺼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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