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셰라는 프랑스어가 있다.
이 단어는 주로 연극이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인데, 의도된 힘이나 새로움이 없어진 진부한 상투어·표현·개념을 가리킨다. 쉽게 풀어 쓰자면 진부한 상투어 정도가 되겠다. 예를 들자면 ‘시간은 금이다’ 라는 표현처럼 누가 들어도 진부하고 상투적인 뜻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클리셰 들에는 삶의 지혜가 들어 있다.
투자에도 클리셰와 같은 법칙들이 있다.
김승호 회장이 쓴 <돈의 속성> 이라는 책에서는 투자에 있어서 보편적인 법칙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면, △시장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모든 오르는 것은 떨어진다 △숫자는 사실이 아니다 △어떤 투자자도 항상 옳지 않다 등이다.
검증이 필요하거나 대부분 사실인 법칙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위험이 높으면 손실도 높다 △차트는 시세의 길잡이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 △분할 매수 분할 매도 △레버리지 절대 금지 △종목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 △위기는 기회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등이다.
김승호 회장은 위와 같은 여러 가지 교훈들을 투자를 위한 일종의 도구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각각의 교훈들이 마치 목공소 벽에 걸린 도구들 같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어떤 의자 하나를 만들려 해도 다양한 기계나 도구를 쓰게 된다. 우선 나무를 잘라 내는 톱도 필요할테고, 각도, 절단기, 못, 망치, 드릴 같은 공구도 필요할 것이다. 단순한 의자 하나를 만들려고 해도 다양한 도구들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하물며 의자 하나를 만들려고 해도 그럴진대, 그 어렵다는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욱 더 다양한 투자 진리나 클리셰들을 써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상황에 적절학 효과적으로 써야만 한다. 어떤 일에는 굳이 절단기가 필요 없고 어떤 일에는 다른 공구를 가져와야 효과적이듯, 필요에 따라 필요한 지혜를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투자 교훈들 중에는 무엇을 만들든 대부분 사용되는 망치처럼 언제, 어느 때나 쓸 수 있는 교훈이 있는 반면, 자주 쓸 일은 없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반드시 써야만 하는 투자 교훈들도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어떤 교훈들은 계속 살아남아서 우리 귀에 자주 들린다는 것은 때때로 이것이 맞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편으로 안타까운 것은 내가 아무리 정성을 들이고 시간을 썼어도 아내가 사 온 가구가 내가 만든 가구보다 가격도, 품질도 좋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재미있는 표현인데, 금융시장에 있어서 가장 허탈한 교훈이 바로 이런 때다.
좋은 교훈들은 아무리 잘 적용시켜도 언제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다는다는 것이다.
자기자본, 공부, 인내, 철저한 포트폴리오 관리를 했어도 마지막으로 운이 좋아야 한다는 점이다.
펀드 매니저를 예로 들어보자.
어느 해에는 그가 마침 그물을 친 곳에 고기 떼가 몰려왔다. 그래서 그 해에는 투자 성적이 아주 좋았다. 그런데 그가 내년에 같은 곳에 그물을 쳤다고 해서 또다시 고기 떼가 가득하리란 보장은 없다.
이미 좋은 목이라는 소문이 나서 다른 그물들도 내려와 있고 고기 떼도 방향을 바꾸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쁜 목에 그물을 내리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기에 여전히 공부하고 인내하고 관리를 게을리 할 수는 없다. 스스로 고기 떼를 몰고 올 수는 없어도 고기 떼가 몰려 올 때 그물을 내릴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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