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평생 동업자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의 경고
/ 핵전쟁보다 더 위험한 인플레이션이 오고 있다.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의 평생 동업자이자 절친인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 최근 치솟는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지난 2월 16일 미국 경제매체 CNBC와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멍거 부회장은 이날 열린 데일리저널 주주총회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핵전쟁을 제외하면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기적 위험”이라고 밝혔습니다.
찰리 멍거는 워런 버핏의 오랜 동업자이자 친구입니다.
멍거 부회장은 1924년 태어나 곧 100살이 되시는 고령이신데요. 과거 찰리 멍거가 워런 버핏에게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할 것을 적극 권유했었고, 이후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하여 직조물을 생산하던 기업을 투자회사로 변신시키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오랜 세월 버핏의 오른팔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둘은 각별한 우정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찰리 멍거 역시 현명한 가치 투자자로 알려져 있지요. 워런 버핏은 “말은 찰리가 하고, 나는 입을 벙긋댈 뿐입니다” 라며 멍거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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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찰리 멍거는 최근들어 치솟고 있는 물가에 대해 경고를 날렸습니다.
올해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7.5% 치솟으며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는데요.
멍거 부회장은 로마제국을 멸망시킨 원인도 ‘초인플레이션’이라며 “역사를 통해 너무 많은 돈을 찍어내는 것이 ‘끔찍한 문제’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인플레이션은 매우 심각한 주제이며 민주주의가 죽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그는 주식매매를 쉽게 만드는 증시의 유동성 수준이 국가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단기 차익을 노리는 초단타 주식매매 기법인 데이 트레이딩을 ‘도박 활동’에 비유하며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멍거 부회장은 “하버드대 로스쿨에 재학할 시절에는 하루에 100만주가 거래되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거래량이 수십억 주에 달한다”면서 “그런 주식시장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매일 움직이는 막대한 거래량을 두고는 “파티에서 술에 취한 사람들이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 것”에 비유하기도...
멍거 부회장은 지난해 아마추어 투자자들의 ‘모멘텀 투자’ 열풍을 이끈 로빈후드 등 주식거래 플랫폼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표출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공매도 전쟁이 벌어졌던 게임스톱 사태를 ‘비참한 과열’로 정의하면서 “일부 사람이 주식시장을 도박장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1월 실시된 데일리저널 주주총회에서도 멍거 부회장은 “경마처럼 주식을 도박과 같이 생각하면서 서로를 고양하는 문화는 어리석다”며 “이 같은 문화를 통해 로빈후드 같은 증권사들이 더럽게 돈을 번다”고 비난하기도 했어요.
같은날 멍거 부회장은 가상화폐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와 관련해 “경멸할 가치조차 없다”며 가상화폐의 유용성은 탈취, 납치, 탈세 등 불법 행위에 쓰일 수 있다고 독설을 쏟아냈습니다. 또 “중국이 가상화폐를 금지한 것을 존경한다. 그들이 옳았고 허용한 우리는 틀렸다”면서 “가상화폐가 즉각 금지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쯤되면 멍거 할배는 현재의 주식투자 문화와 가상화폐 등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나이도 많으시거니와 한세기 가까운 시절을 투자자로 지내시면서 온갖 역경과 시련을 견뎌오셨을텐데, 경험이 누구보다 많으신 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나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등 증시에 악재가 쌓여가는 상황이다보니 이분의 말씀이 더욱 귀에 들어오네요. 그만큼 지금은 투자에 있어서 굉장히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찰리 멍거 선생님은 평소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위 그림에서 말하듯 5가지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요. 지적인 겸손, 엄격한 분석, 인내, 단호함, 변화 등 입니다. 유의해야 할 점은 멍거의 체크리스트는 하나하나가 모여 모자이크를 구성하는 타일 역할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체크리스트가 모두 모여 만들어진 전체 모자이크를 봐야지 타일 몇 개만 보면 안된다는 거지요. 이를 격자틀 모형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이라는 책에서는 이러한 찰리 멍거의 투자 자세에 대해 소개하기도 합니다.
☞ 2020.08.02 - 성공적인 주식투자를 위한 인문학의 중요성(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이러한 멍거의 주식투자 체크리스트는 결국 멍거의 인생철학을 압축하는 네 단어로 귀결됩니다.
바로 <준비, 규율, 인내, 결단력> 입니다. 찰리 멍거의 탁월한 투자 성과는 마법공식이나 경영대학원 스타일의 시스템에서 유래한 게 아닙니다. 보다 나은 사고를 위한 끊임없는 탐색, 엄격한 준비과정을 마다하지 않는 의지와 멍거의 다학문적(multidisciplinary) 연구모델의 탁월한 결과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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