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지구상의 생물이었던 공룡들이 멸종한 이유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가설은 소행성의 지구 충돌설입니다. 실제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 엄청난 충격과 연쇄효과로 지구상에 엄청난 피해를 준다고 하는데요. 과거 시베리아 퉁구스카 지역에서 벌어졌던 엄청난 위력을 폭발 사고 역시 소행성이 충돌한 것이 아니냐는 가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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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행성의 지구 충돌을 소재로 한 영화도 많은데요.
영화속에서는 소행성의 지구 충돌을 막기 위해 핵미사일을 발사해 소행성에 충돌시켜 소행성의 진행 방향을 틀게 만들거나 소행성을 두동강내기도 합니다. 영화나 소설속의 이런 방법이 실제로 가능할까요?
얼마전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사상 최초로 소행성과 무인 우주선을 충돌시키는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실험은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 위험에 대비하는 일종의 ‘지구 방어 실험’이었습니다. 충돌로 소행성의 궤도가 실제로 바뀌었는지는 추가적인 관측을 통해 확인될 예정입니다.
1.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출돌실험
지난 9월 27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인류 최초의 우주 충돌 실험에 성공.
발사 열 달 만에 무인 우주선 ‘다트(DART)’를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충돌시켰는데요.
다트는 ‘쌍소행성 궤도 수정 시험(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의 약자로서, 작년 11월 스페이스X에 실려 발사된 이후, 디모르포스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디모르포스는 지구에서 1,100만km 떨어진 쌍소행성입니다. 지름 160m 크기로, 780m 크기의 디디모스를 공전하는 위성입니다.
이번 실험에서 다트와 디모르포스와의 충돌 속도는 약 초속 6.1km로, 시속으로 변환하면 약 22,000km 정도입니다. 다트가 한시간에 22,000km를 갈 수 있는 속도니 엄청나게 빠른 속도네요.
다트와 디모르포스의 충돌 장면은 이탈리아 우주국이 제작한 리시아큐브(LICIACube) 소형 위성이 관측했습니다. 이탈리아 우주국의 발표에 따르면 충돌 이후 하루 내에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지요.
2. 소행성 충돌! 얼마나 위력적인가?
소행성 충돌은 그야말로 생물의 대멸종을 불러올 수 있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소행성 충돌과 비슷했던 실제 사고가 2013년에 발생했었습니다. 바로 첼랴빈스크 소행성 폭발 피해 사건입니다.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소행성이 폭발했습니다. 지름 18m에 불과한 아주 작은 소행성이었지만, 이 폭발로 인해 당시 6개 도시의 유리를 박살 내고 1,6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해요.
# 첼랴빈스크 소행성 폭발 사건
2013년 2월15일,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의 첼랴빈스크 지역에서 10톤 정도 무게로 추정되는 운석이 떨어져 대기 상층부에서 폭발, 작은 조각이 떨어져내려 1,600여명의 부상자를 발생하게 한 사건이다.
당시 러시아 과학아카데미는 이 첼랴빈스크 운석은 대기권에 진입해 폭발하기 직전까지 초당 최대 20km의 속도로 떨어져 지상 30km 상공에서 폭발했으며, 폭발력은 수킬로톤(kt)에 달했다고 밝혔다. 소형 핵무기 정도의 위력으로 폭발한 셈이다. 다행히 지표면에서 폭발하지 않아 중상자는 크게 발생하지 않았고, 약 1,600여명의 주민들이 경상으로 입원했다.
운석은 공중 폭발 당시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충격파를 남겼고, 이에따라 첼랴빈스크 일대의 공장 한채가 무너져내리고, 크고 작은 건물 4500여채의 유리창이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들 대부분은 부서진 건물 창문의 유리에 맞아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충돌하는 소행성의 지름이 커질수록 위험도도 훨씬 높아집니다.
이번 실험의 대상이 된 디모르포스 정도 크기라면 대도시를 초토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름이 10km를 넘어서면 생물 대멸종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알려진바로는 지구 주변을 지나갈 수 있다고 예상되는 2만 6,000개의 소행성 중 1만여 개 정도만 확인된 상태인데요. 현재의 기술로는 충돌 전에 발견이 어려워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3. NASA가 계획하는 소행성 충돌 대비책은?
NASA가 계획 중인 전략은 소행성 폭파가 아닌 우주선을 부딪쳐 소행성 궤도를 살짝 바꾸는 방식. 이번 다트와 디모르포스의 충돌실험도 이를 위해 추진된 것입니다.
영화나 소설 등에는 핵탄두를 통해 소행성 자체를 파괴하는 방식이 종종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소행성이 여러 개로 쪼개져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NASA는 우주선 충돌로 충격을 가해 지구 충돌 코스에서 밀어낼 정도로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번에 발사한 다트가 최초로 충돌만을 위해 설계된 우주선이에요.
이번 실험의 목표는 소행성이 지구를 빗겨나가려면 얼마나 무거운 우주선을, 어느 정도 속도로 충돌시켜야 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지구를 향해 소행성이 날아올 때 이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 이번 충돌 실험은 성공했을까?
충돌로 실제 디모르포스의 궤도가 바뀔지 확인하려면 추가적인 관측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트가 예상대로 작동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리시아큐브는 충돌 장면을 촬영하고 직후 현장을 빠져나갔는데, 앞으로는 허블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등으로 관측하고 자료를 자세히 분석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디모르포스가 단단한 암석인지 느슨한 자갈 덩어리인지에 따라 충돌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예상대로 디모르포스의 공전 궤도가 안쪽으로 작아져 공전 시간이 10~15분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결과적으로 모성인 디디모스의 태양 공전 시간도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정확한 결과는 2024년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하는 헤라(Hera) 우주선이 확인하게 됩니다. 모성인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에 파견해 충돌구 크기와 분출량, 궤도 변화 등을 정밀하게 살펴볼 예정입니다.
이번 실험이 최종적으로 성공하게 되면 인류는 소행성 지구 충돌에 대한 잠재적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엄청난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게 되면 그만큼 더 많은 우주선을 충돌시켜야 할 지 모르겠네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지 않았다는 점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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