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 달러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중국,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불화

 

과거부터 사우디는 미국의 우방국이었습니다.

미국과 사우디의 동맹 관계의 핵심은 바로 석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지요.

사우디는 석유 거래를 미국의 달러로만 가능하게 하여 ‘페트로 달러’라는 표현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소원해지자, 이 기회에 중국이 페트로 달러 체계를 흔들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7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순방에서 약 39조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중동과 중국의 관계가 더 단단해졌다는 평가입니다.

 

 

사우디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문을 매우 환대했습니다.

호위 비행부터 시작해서 화려한 의전 행사까지... 미국 바이든 대통령 방문때와는 정 반대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순방 다음날부터 시진핑 주석과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회담을 갖고 ‘전면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의’에 서명하고, 2년마다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회담에서 양국은 수소, 태양광, 정보기술, 클라우드, 운송, 물류,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34개의 투자 협정도 체결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이 대표적으로 규제하는 중국 기업 화웨이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왜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과 손을 잡은 것일까?

 

두 나라가 서로 손을 잡게 된 것은 결국, 양국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래 미국과 오랜 경제적 동맹 관계. 하지만, 최근 두 나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데, 얼마전 바이든 대통령의 석유 증산 요청에도 OPEC+가 감산을 결정하는 등 미국의 요청을 거절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우디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여전히 안보 분야에서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 미국의 가장 큰 경쟁자인 중국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속셈입니다.

 

 

당연히 중국은 중동 지역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기에 사우디의 손짓에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전히 세계 2~3위를 다투는 원유 생산국이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사우디는 아주 좋은 파트너입니다.

 

 

이 외에도 중국과 사우디의 또 다른 연결고리는 바로 국가 안보입니다.

다른 국가가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에 강력한 반감을 드러낸 것입니다.

 

 

최근들어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악화된 대표적인 원인으로 카슈끄지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사우디 출신인 반정부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가 암살되었는데, 당시 미국은 암살 사건의 배후로 사우디의 왕세자였던 빈 살만을 지목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때 당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국제적 왕따”로 만들겠다고 비난했습니다.

 

 

중국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은 항상 인권 문제로 미국과 서방 진영으로부터 비난과 제재를 받아왔는데요. 그때마다 중국은 내정 간섭을 하지 말라며 이를 불쾌하게 여겼습니다.

 

 

이렇게 양국이 서로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되자, 서로 마음이 통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소개한 중국과 사우디의 정상회담에서 이런 점을 공식 성명으로 발표했습니다. 지난 9일 공동 성명에는 사우디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고, 중국은 어떤 경우에도 사우디에 대한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고 천명했습니다.

 

 

Chinese trying to fight cowboys over oil, digital art / 오픈ai DALL.E 2

 

 

페트로-달러 체제, 과연 흔들리게 될까?

 

시진핑 주석은 이번 사우디를 방문하면서 달러 패권을 흔들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바로 석유 거래에 위안화 사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1970년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협약을 통해 석유를 거래할 때는 달러만 사용할 수 있는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도입됐습니다. 달러가 현재의 지위까지 올라오는 데 강력한 역할을 했지요.

 

 

그런데 지난 9일, 시 주석은 중국과 걸프협력회의(GCC)의 첫 정상회담 연설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엄연히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내민 것입니다.

 

 

과연 사우디는 석유 거래에 중국 위안화를 사용하게 될까?

쉽지 않지요. 여전히 미국과 사우디는 아직 동맹의 관계니까요.

예를 들면 부부 관계에서 불화가 있어 소원해지더라도 법적으로는 여전히 부부이고 부부싸움이야 흔한 일이니까요. 어찌보면 사우디가 중국과 바람을 피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여전히 미국과 사우디는 동맹관계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많은 전무가들은 석유나 천연가스의 위안화 결제가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거라는 예측이 주류를 이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