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안약, 아트로핀 점안액이 무엇일까?

꿈달(caucasus) 202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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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근시 진행을 늦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액의 사용이다. 이 치료법의 발견은 근시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근시를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시작으로, 다른 근시 치료법들의 효과도 본격적으로 속속 밝혀지게 된다.

 

 

저농도 아트로핀의 실용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2012년, 싱가포르에서 실시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서였다. 아트로핀이 근시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훨씬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1989년 대만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도 아트로핀을 사용한 안약으로 아동의 근시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아트로핀의 부작용이었다. 연구 참가자 247 명 중 절반 이상인 151 명이 중도에 포기해버린 것이다. 해당 논문을 조사해 보니, 가장 큰 원인이 극심한 '눈부심'이었다.

 

 

 

이 증상은 아트로핀의 원료가 되는 벨라돈나(Belladonna)와 관계가 있다.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여인’을 뜻하는 벨라돈나라는 약초는 인체에 들어오면 동공이 열리고 눈동자가 커진다. 때문에 아트로핀을 사용한 피험자들은 근시 억제 효과뿐만 아니라 동공이 장시간 열려있는 부작용까지 함께 겪게 되었고, 극심한 눈부심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겨 결국에는 다수가 임상실험을 중도 포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외에도 아트로핀에는 수정체의 조절기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조절마비약의 효과도 있어, 오랫동안 대다수 전문가들은 부작용이 큰 아트로핀을 실제로 근시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왔다.

 

 

근시 발생 유병률 분포도

 

 

하지만 이러한 기존의 인식은 앞서 말한 2012년 싱가포르의 연구로부터 큰 전환기를 맞게 된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근시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데, 20세 이하에서 무려 80퍼센트 이상이 근시라고 한다. 이에 싱가포르는 근시 대책 연구의 중요한 거점으로서 국립안과센터를 설립하였다.

 

 

이 기관에서 실시한 연구가 바로 400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ATOM2’라 불리는 아트로핀 연구였다. 하루한 번 취침 전에 아트로핀 점안액을 사용하도록 하는 실험으로, 이 연구에 싱가포르 정부는 150억 엔 이상을 투입하였다.

 

 

이 연구가 새로운 근시 치료법의 대발견으로 이어진 계기는 1989년에 대만의 실험에서 1퍼센트로 희석하여 사용했던 아트로핀의 농도를 100배나 더 낮춘 데 있었다. 이 정도로 묽게 희석하면 기존의 문제점이었던 동공 확장과 조절기능 마비 증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게 된다.

 

 

처음에는 이 연구를 담당했던 연구자들조차 ‘농도가 낮으면 어차피 근시에는 도움이 안 될 테니 효과는 기대하지 말고, 고농도 아트로핀과 비교하는 용도로 아주 묽은 아트로핀액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부작용만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효과까지 사라질 정도로 아주 묽게 희석하여 사용했는데도 아트로핀액의 근시 억제 효과는 계속 남아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과학 연구 분야에서 일어나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의 한 사례로 일컬어질 만하다.

 

 

이 연구에서는 근시의 진행을 나타내는 ‘굴절도수’가 효과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되었다. 아트로핀 미사용 그룹은 3년 동안 1.6디옵터 악화된 데 반해, 아트로핀을 사용한그룹은 5년 동안 평균 1.4 디옵터 악화되었다. 미사용 그룹보다 2년이나 더 지났는데도 근시 진행 도수는 더 적었다는 말이 된다.

 

 

일시적으로 근시 진행 속도를 늦춘다 해도 천천히 나빠질 뿐이지 결국 나중에는 비슷하게 눈이 나빠지는 것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안축장은 20~25세를 전후로 하여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 된다.

 

 

즉 근시 치료법을 시행하여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에 비해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도수가 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근시의 진행 자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해도, 진행을 늦춰주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강도근시 인구의 수를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아직 확실히 규명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그럼에도 저농도 아트로핀의 연구 개발은 현재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하고 기대하고 있는 근시 대책 분야임에 틀림없다.  *도서 내 아이의 눈이 위험하다(오이시 히로토, NHK 취재팀) 지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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