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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정말 가계 부채의 주범일까?

꿈달(caucasus) 2023.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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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협이 인기가 좋았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금융당국이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을 가계 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에 연령 제한을 두겠다고도 밝혔는데 논쟁이 커지고 있습니다.

 

 

NH농협은행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인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50년 혼합형)’을 지난 달 판매 중단했습니다. 이 상품이 출시된 지 두 달도 채 안 됐습니다. 판매 중단 이유는 50년 만기 주담대를 두고 불거진 논란 때문인데요. 금융당국이 늘어난 가계 부채의 주원인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지목했습니다.

 

 

최근 가계 부채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은행 가계 대출 금액이 늘어나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7월 은행 가계대출은 6조 원이 늘어나며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7월달부터 금융권에서 연이어 출시됐습니다.

지난 7월 5일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시중은행이 상품을 내놨는데, 보험사 역시 올해 여러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50년 만기 주담대의 인기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영향이 큽니다.

올해 7월부터 규제가 강화되며 빌릴 수 있는 돈이 줄어들었는데, 제1금융권을 기준으로 총대출액이 1억 원이 넘으면 DSR이 40%로 제한됩니다. 연 소득이 1억 원인 사람을 기준으로 연 원리금 상환액이 4,000만 원이 되는 수준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ebt Service Ratio의 약자로 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DSR이 낮을수록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다.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할 때 금융당국은 DSR의 상한선을 정해 대출을 제한하게 된다.

 

 

대출 상품의 만기가 길어질수록 매달 갚아야 하는 금액은 줄어들기 마련이지요.

그렇게 되면 사실상 대출 한도는 그만큼 늘어나는데, 초장기 대출 상품의 인기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가계 부채의 증가의 원인이 과연 주담대가 대부분일까요?

전 금융권을 통틀어 7월 가계대출 금액은 약 5.4조 원 증가했다고 합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액이 5.6조 원에 달합니다. 은행권 대출금액 증가를 이끈 것도 거의 주담대 증가분이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늘어나는 가계부채의 원인 중 하나로 50년 만기 대출을 지목했습니다.

지난 8월에 열린 은행장 및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대출한도를 늘리기 위해 50년 만기 대출이 사용되거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 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상식을 벗어난 DSR 규제 우회가 아닌지 검토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금융당국은 문제 해결을 위해 50년 만기 주담대에 연령 제한의 도입을 고려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은 현재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에 연령 제한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은행권은 가계부채 증가의 주원인이 50년 만기 주담대가 맞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입니다.

최근 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도 인기가 늘어난 것이지, 50년 만기 상품이 특별히 대출을 부채질하는 건 아니라는 말입니다.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연령 제한 도입에 불만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만 34세 이하가 연령 제한의 기준으로 제시되는데, 정작 만 34세 이하는 주택 구매 수요가 낮다는 것입니다. 또, 나이를 제한 기준으로 삼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입니다.

 

 

마찬가지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내놓은 보험사도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피는 상황입니다.

보험사의 상품은 DSR 규제가 제1금융권이 비해 가볍기 때문에 한도가 높아 인기를 끌었는데, 이미 연령 제한이 도입됐다는 점은 차이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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