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부동산 그 중에서도 아파트 투자를 시작하려는 분들은 이런 의문을 가진 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새로 지은 아파트가 좋을까? 아니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낡은 아파트가 좋을까?
모든 변수가 없다고 하면 당연히 새 아파트가 좋을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새 아파트가 좋다, 낡은 아파트가 좋다 일률적으로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 어떤 변수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을까요? 오늘은 아파트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변수가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당신이 만약 새 자동차를 구입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처음에는 새 자동차에 대한 만족도와 행복감이 높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에 가졌던 만족감은 점차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또한 세월이 흐를수록 구입했던 자동차에 대한 가치 역시 떨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가치가 줄어드는 것을 우리는 ‘감가상각’ 이라고 합니다.
감가상각의 개념은 주택에도 적용됩니다. 하지만 주택은 자동차와 같이 금방 낡아지는 것이 아니어서 우리나라 법에서는 40년 감가상각을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4억 원짜리 건물이 있다면 매년 가치가 1,000만 원씩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주택이 감가상각되는 것을 두고, 일부 하락론자들은 집 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 주장이 모든 주택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돈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2010년 말부터 2020년 말까지 지난 10년간 통화량은 연평균 6.5%씩 증가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면 증가한 만큼 돈 가치는 떨어져 온 것입니다. 자동차와 같이 감가상각 적용률이 높은 물건은 돈 가치의 하락보다 감가상각 속도가 빠르지만, 40년 감가상각을 하는 주택의 경우에는 한 해에 2.5%씩밖에 감가상각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돈 가치 떨어지는 속도보다 건물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가 느립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오른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그렇다는 것은 주택을 포함하여 자산에 대한 투자는 돈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hedge)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통화 당국이 돈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에 개인이 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바로 ‘자산에 대한 투자’ 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자산에 대한 투자가 헤지 기능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과 같은 자산이 아닌, 은행 예금을 포함한 현금을 보유할 경우에는 돈 가치의 하락 피해를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주택의 가치는 건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지에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지는 시간이 흘러도 낡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계법상으로도 감가상각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주택에서 감가상각이 적용되는 것은 대지가 아닌 건물에 한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체 주택에서 대지 가치보다 건물 가치의 비중이 클수록 감가상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건물보다 대지의 가치가 높은 부동산일 경우에는 장기적으로는 상승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지의 가치에 대해 말할 때는 새 거다, 낡은 것이다 라는 것을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까지 읽어보시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뭔가 감이 잡히시나요? 그렇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바로 ‘입지’ 라는 것입니다.
물론 실수요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건물 가치도 높고 대지 가치도 높은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입지가 좋은 곳의 새 주택이 살기에도 좋고, 투자 가치도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곳은 당연히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으로 집을 사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지가 떨어지는 곳의 새 아파트와 입지가 좋은 곳의 낡은 아파트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때 어디를 선택해야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을까요?
당장에 살기는 전자가 편하겠지만, 투자 가치만 놓고 보면 앞서 설명한대로 후자가 더 낫습니다. 당장에 편하게 살려면 새 아파트를 사는 것이고, 고생을 하더라도 투자 가치를 보면 낡은 아파트를 사야만 합니다.
결론입니다. 새 아파트가 좋을까, 낡은 아파트가 좋을까? 비슷한 입지라면 물을 것도 없이 새 아파트가 살기 편하기에, 새 아파트를 선택하면 됩니다. 하지만 입지가 떨어지는 새 아파트와 입지가 좋은 지역의 낡은 아파트 중에 고르라면, 투자 가치를 감안하여 후자가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새 아파트는 감가상각으로 인해 가치가 떨어지지만, 입지는 감가상각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을 고르는 기준이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장기적으로 개발 호재가 깃들은 곳의 새 아파트라면 그때는 또 이야기가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입지 여건이 좀 나쁘지만 장기적으로 이것이 개선되고 새로운 중심지가 될 여건이 확실하다면 이때는 또 고민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결국, 모든 것은 ‘입지’ 로 귀결이 됩니다.
'꿈달의 자산관리 공부(재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찰리 멍거가 알려주는 ‘규모의 이익’의 장점(Feat. 경제적 해자) (32) | 2024.01.11 |
---|---|
찰리 멍거의 성공 주식투자 4단계 프로세스 (37) | 2024.01.03 |
주식투자가 야구보다 훨씬 유리하다? 투자에는 삼진아웃이 없다. (22) | 2023.12.29 |
경마와 주식 투자의 성공비결이 같다고? 주식과 경마의 공통점(패리 뮤추얼) (9) | 2023.12.26 |
워런 버핏 영혼의 파트너, 찰리 멍거의 유년시절은 어땠을까? (38) | 2023.12.19 |
변화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투자에서 성공한다 (34) | 2023.12.08 |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현상에 의문 품기 (33) | 2023.12.05 |
투자의 귀재 찰리 멍거 별세, 또 하나의 별이 지다 / 찰리 멍거의 인생사 (31) | 2023.1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