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법무부와 반독점 소송을 진행중이던 구글이 패소하였습니다.
아직 소송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남은 소송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법원은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구글은 정말 독점기업으로 분류될까요?
구글은 독점기업인가?
미 법무부는 왜 구글을 반독점 기업이라고 판단했을까요?
가장 핵심적인 근거를 말씀드려보겠습니다.
구글은 세계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바로 이 검색 서비스를 통한 디지털 광고를 이용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유지하는데 그만큼 어마어마한 돈이 쓰고 있습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구글은 약 26조원을 검색 서비스에 투자하는데, 구글이 이러한 독점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애플이나 삼성과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 이동통신사 등에 RSA(매출공유)라는 방식을 통해서 광고 매출의 일부를 지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글 검색을 기본(디폴트)로 설정해주는 대신 거기서 발생한 광고매출의 일부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구글은 스마트폰이 등장한 초기부터 이런 방식의 RSA를 만들어 기업들과 진행해왔습니다. 구글이 타사에 지급한 RSA 비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200억 달러(26조원)
2022년 구글이 애플에 RSA로 지급한 금액. 애플 영업이익의 17.5%에 달합니다. 참고로 구글의 2022년 영업이익은 748억 달러였습니다.
2. 263억 달러(35조원)
2021년 구글이 애플, 삼성전자 포함해 모든 관련 기업에 준 RSA 금액.
3. 282억~328억 달러(37조~43조원)
구글이 애플 디바이스의 디폴트에서 제외된다면 애플이 잃게되는 매출. iOS에서 나오는 검색의 80%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4. 200억 달러(26조원) / 연 70억달러(9조원)
애플이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을 만드는 비용 / 연 유지비용
실상은 이렇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이동통신사처럼 구글로부터 RSA를 받고 있는 기업들은 굳이 지금의 구조를 변화시킬 유인이 없습니다. 자신들이 구글을 대신할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기도 어렵거니와 개발하더라도 그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도 막대하고, 구글의 검색 서비스를 유저들이 계속 사용한다면 개발한 목적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구조가 유지되고, 다른 검색 경쟁자들이 ‘디폴트’로 들어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구글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요?
이미 미 법무부와의 소송에서 구글은 패소했습니다. 법원은 구체적인 구제 조치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구글은 끝까지 항소할 것이고, 그러면 최종적인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2~3년이 걸릴 예정입니다. 물론, 마지막 소송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반독점으로 확정되고 구글이 법원의 결정을 따른다고 가정해서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구글이 RSA를 통해서 유지중인 현재의 독점 체제는 금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구글 입장에서는 오히려 스마트폰 제조사나 통신사에 지불해야하는 금액이 줄어드니까 돈을 벌고, 애플, 삼성전자, 통신사들은 엄청난 손실이 생기게 됩니다.
구글의 광고에 미치는 타격은 어떤 식으로 디폴트로 지정되지 못하게 되느냐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처음으로 브라우저를 열 때, 혹은 검색을 사용할 때 여러 옵션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미 인지도가 높은 구글이 자연스럽게 선택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반면 금액을 주고 디폴트로 지정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규모와 무관한 경쟁이 가능해질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빙이나 다른 소규모 검색 서비스가 기회를 얻을지도 모릅니다.
또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애플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직접 검색엔진을 만드는 것입니다.
구글로부터 200억 달러의 돈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차라리 애플이 직접 검색사업에 뛰어들 수 있습니다. 변수는 개인정보에 민감한 애플이 이를 직접 할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새로운 신사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애플에게도 이것도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 미 정부는 과연 구글의 사업을 분리시킬 수 있을까요?
쉽게 말해서 미 정부가 독점을 만드는 요소를 완전히 제거해버리는 것입니다. 바로 웹브라우저인 크롬,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마지막으로 구글 광고 같은 사업을 구글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인데요.
크롬을 분리시킨다?
웹브라우저는 검색의 시작입니다. 구글이 만든 크롬은 구글의 검색이 디폴트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크롬이 구글에서 분리되면 구글의 트래픽에 엄청난 영향은 끼치겠지만 구글을 뿌리째 흔들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구글은 크롬이 존재하기 전에도 잘 운영되었으니까요.
안드로이드를 분리시킨다?
스마트폰OS인 안드로이드를 통해서 구글은 수익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에 기본 탑재된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앱 마켓플레이스에서 수수료를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제조사 전반에 영향을 끼칠수도 있습니다. 만약 안드로이드를 구글에서 분리해야 한다면,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 비영리 재단으로 분리되거나 Arm처럼 여러 회사들이 주주가 되는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같은 제조사가 OS와 앱스토어를 관리하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이러한 결정은 구글에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구글 광고를 분리시킨다?
구글 검색을 통한 디지털 광고는 구글의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지금 구글 수익의 절반은 텍스트 광고에서 나온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때문에 구글 광고를 분리시키거나, 구글이 획득한 데이터를 검색 부문 경쟁사에게 제공한다면 구글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은 가장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미 법무부가 광고부문에서도 반독점 소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소송에서 구글 광고에 대한 조치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마지막 소송에서 구글이 법원의 판단을 되돌리지 못하면 구글의 검색 서비스 반독점 체제는 깨지게 됩니다. 검색 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룰이 생기게 되는 것인데, 앞으로 남은 구글의 반독점 소송 결과가 불러올 파장은 정말 클 것 같습니다. 구글이 당면한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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