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기준 해외 주식 투자자가 71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이대로라면 올해 해외 주식 투자자가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해외 주식 투자자는 2021년 약588만명에서 2022년 약634만명, 작년에는 약659만 명으로 증가했다.
결국, 국내 주식 투자자는 계속 줄고 있는 셈이다.
국내 주식 투자자의 수는 2022년 1,440만 명에서 작년 1,415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국내 주식 투자자의 30%를 차지하는 2030세대의 이탈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국내 증시를 떠난 투자자는 과연 어느 나라에 투자했을까? 다름아닌 미국이다.
올해 ETF 순자산 증가 상위 10곳 중 8곳은 미국 주식 ETF였다. TIGER 미국 S&P 500가 2조 3,743억 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이 1조 1,027억 원, TIGER 미국나스닥100은 1조 862억 원 증가했다.
투자자 이탈의 가장 큰 원인은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3,000까지 치솟았던 코로나19 시기(2020~2021년)를 제외하면 코스피는 2,500~2,600선에 머물렀다. 코스피가 2,000대에 진입한 때가 2007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5년 가까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 이탈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공약했지만 아직까지 금투세 시행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데,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만일 내년 1월 예정대로 금투세가 도입된다면 이른바 ‘슈퍼개미’로 불리는 국내 증시 큰손이 대거 이탈할 것으로 예상한다.
# 금융투자소득세
주식이나 채권, 펀드 같은 금융 상품에 투자해 연 5,000만 원 넘는 수익이 났을 때 내야 하는 세금. 수익의 20~25%가량이 세금으로 부과된다. 대주주에게만 부과되는 주식 양도세를 확대하는 셈이다. 2020년 여야 합의로 작년부터 시행하기로 했지만, 개인 투자자의 반대에 2025년까지 시행이 유예됐다.
한동안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주요 종목의 하락세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대표적.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1년 7개월 만에 5만 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작년 급상승했던 이차전지 관련 주식도 전기차 수요 둔화에 오랜 기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는 올해 들어 각각 37.2%, 32.8% 하락했다.
무분별한 발행주식의 증가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복수 상장과 유상증자 등으로 국내 발행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주주 가치가 희석됐다는 것이다. 이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주주 환원에 적극적인 미국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주식 이민이 이렇게 급증하다 보니 증시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가가 저평가되고 국내 주식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지 않으면 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정부가 적극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했지만, 참여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다행히 최근 자사주를 소각한 상장사가 작년보다 약 2배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다.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 변경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고 발표한 만큼 한동안 기업의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와 자사주 소각 공시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주주환원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코리아 밸류업 지수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일환으로 지난달 발표된 지수.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의 규모 요건과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을 고려해 종목을 결정한다. 지난달 24일 이뤄진 첫 선정에선 코스피 67종목, 코스닥 33종목을 포함한 총 100종목이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해선 금투세도 얼른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며 시장 불안 요인 제거에 여야가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는데,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달리 내년 시행 여부의 키를 쥔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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