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The three body problem) - 류츠신 지음, SF소설 구입 후기 (아시아 최초 휴고상 수상작품)
지난번 포스팅에서 SF소설 <은하영웅전설>을 다루었는데요. 오늘은 또 다른 SF소설 '삼체(The three body problem)'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작품은 아시아 최초로 SF소설계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휴고상을 2015년도에 수상한 작품입니다. 그동안 SF소설계에서 아시아, 특히 중국의 소설은 변방으로 치부받아 왔는데 이 작품을 계기로 중국의 SF소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류츠신 이라는 중국인이 썼는데 엔지니어 출신이라서 과학의 다양한 이론들을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소설 속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출판서 서평이 너무 인상적이라서 전문을 실어봅니다. 서평만 읽어보아도 대략 이 소설의 스케일과 SF 소설계에서의 위상을 대략 가늠할 수 있습니다. ^^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하며 SF 거장으로 등극한 류츠신의 <삼체> 시리즈(전 3권)가 개정 양장본으로 자음과모음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1부 삼체문제, 2부 암흑의 숲, 3부 사신의 영생’ 으로 이어지는 ‘지구의 과거’ 3부작은 무수한 위험이 숨어 있는 ‘암흑의 숲’과 같은 우주에서 인류가 마주하게 될 운명을 대담한 상상력으로 그려냈다.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삼체를 읽을 때 작품 스케일이 워낙 커서 백악관의 일상사가 사소하게 느껴졌다”(뉴욕타임스 인터뷰)라고 평했을 만큼, 삼체가 구축하고 있는 세계는 무한한 우주를 향해 끝없이 팽창한다.
이처럼 삼체는 작가가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며 축적한 과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독자들에게 우주에 관한 초월적인 시야를 선사한다. 삼체는 문화대혁명에서부터 수백 년 후 외계 문명과 인류의 전면전까지로 이어지는 SF 대서사시로 ‘1부 삼체문제’ 에서는 지구로부터 4광년 떨어져 있는 삼체 세계와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외계 문명과 조우하게 된 인류의 운명을 그려내고 있으며, ‘2부 암흑의 숲’ 에서는 “문명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확장되지만 우주의 물질 총량은 불변한다” 라는 우주 공리(公理)를 내세우며 ‘암흑의 숲’과 같은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계 문명과의 생존경쟁이 불가피함을 말한다.
‘3부 사신의 영생’ 에서는 외계 문명과의 전면전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우주에 존재하는 더 큰 공포와 맞닥뜨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1부에서 3부로 이어지는 무한한 상상력은 우주에 대한 본질적인 사고를 극한으로 끌어올리며 지적 즐거움을 경험하게 한다.
“평범한 인간의 삶에 과학적 지식과 상상력을 더해 특별한 울림을 만들어”냈다는 중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옌의 평가처럼 류츠신의 '삼체' 는 무한한 우주를 새로운 신화로 가득 채우고 있다.
저는 올 여름 코로나19 때문에 여름휴가를 포기하였는데요. 여름휴가 기간 집에서 책을 보기 위해 구입했습니다. ^^ 그런데 아직 1권을 읽고 있는 중이네요. 도입 초반부터 매우 흥미롭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서 잘 보고 있습니다. 3권까지 모두 읽으면 완독 후기를 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삼체의 시작은 '과학의 경계' 라는 국제 과학 학술 단체의 회원들이 연쇄적으로 자살을 하게 되면서 시작합니다. 이 단체에는 저명한 과학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각국 정부와 중국 정부는 긴밀한 공조를 이루어 이 단체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주인공인 왕먀오 박사를 이 단체에 위장 가입시키게 됩니다. 도대체 이 단체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 내기 위해서이지요. 왕먀오는 스파이 역할을 하기 싫다며 거절하지만 '스창' 이라는 무례한 형사때문에 미션을 수락하게 되지요. 그 이후에 인류의 운명을 걸고 외계 문명과 조우하게 됩니다. ^^
이 소설을 읽다가 보면 재미있는 물리학 이론과 과학 이야기 들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정말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서평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적인 즐거움을 마구 마구 제공합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아~ 정말 그럴수도 있겠다!' 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되더라구요.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책의 초반부에는 저격수(Sniper)와 농장주(Famer) 의 가설이 등장합니다.
저격수(Sniper) 가설이란 저격수가 과녁에 10cm 간격으로 구멍을 뚫어 놓았다는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이 과녁의 평면에 2차원 지능의 생물이 살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들 중 과학자가 자신의 우주를 관찰한 결과 '우주에는 10cm 마다 구멍이 하나씩 있다' 는 위대한 법칙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저격수가 잠깐 흥에 겨워 의미없이 한 행위를 우주의 절대적인 규칙으로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다른 농장주(Famer) 가설은 조금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한 농장에 칠면조 무리가 있었습니다. 농장주는 매일 오전 11시가 되면 그들에게 먹이를 주었지요. 칠면조 중 과학자가 이 현상을 꾸준히 관찰한 결과 1년여 동안 예외가 없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래서 '매일 오전 11시에는 먹이가 있다' 는 위대한 법칙을 발견했다고 생각하고는 추수감사절 새벽에 칠면조들에게 이 법칙을 공표했습니다. 그러나 그날은 오전 11시가 되어도 먹이가 나타나지 않고 농장주가 들어와 그들을 모두 잡아 죽였습니다. ㅠ-ㅠ 좀 무섭지요? ㅎㅎ
이렇게 '삼체' 에는 과학계의 흥미로운 가설과 물리학 법칙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주는데, 저에게 지적인 자극이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물리법칙은 시간과 공간상에서 균일하다' 라는 대전제를 당구대 일화에서 아주 명쾌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말은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부터 최신 이론인 초끈 이론까지 앞서 언급한 이 대전제 하에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리법칙은 우리 인간이 정해놓은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있어야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또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면 '우리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온 오랜 시간이 다른 세계의 지적 생물체들에게는 상대적이다' 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우리 인류가 생존해온 그 오랜 세월이 다른세계의 생물체들에게는 짧게는 1초일 수도 있고 1시간 정도 밖에 안되는 시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것은 상대적이라는 것이지요. 성서에서도 하느님의 시간 개념은 우리 인간들의 시간 개념과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동일한 이야기 입니다. 우리 인간들의 하루 24시간, 1년, 수십억년의 시간이 하느님에게는 단 1초에 불과한 시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삼체' 라는 소설은 정말 스케일이 거대하다는 데 동의합니다. 지은이 '류츠신' 의 상상력과 어려운 과학적 지식을 쉽게 풀어나가는 그의 문장력도 정말 대단하네요. 아직 1권 도입부를 보고 있지만 너무 흥미롭고 지적인 자극이 많이 되는 책입니다. 3권까지 완독하면 또 후기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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