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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고의 IT 기업으로 성장한 텐센트의 성공 비결은? (2부)

꿈달(caucasus) 2020.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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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고의 IT 기업으로 성장한 텐센트의 성공 비결은? (2부)

 

오늘은 중국의 대표 IT 기업인 텐센트의 성공 비결 두번째 이야기 입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텐센트의 창업부터 모바일 메신저 <위챗> 을 성공시키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했는데요. 오늘은 텐센트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인 <게임>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텐센트는 현재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게임 개발사이자 배급사입니다. 

 

2003년 메신저 <QQ> 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는 마화텅 회장은 당시 게임 산업의 눈부신 성장에 주목하게 됩니다. 마화텅은 앞으로 게임 산업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하고 '해외 게임 유통' 과 '자체 게임 개발' 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추진하게 됩니다. 결국 이 전략은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텐센트는 게임 사업 초기에 한국 게임에 주목했습니다.

2003년 한국의 3D 온라인 게임 '세피로스' 를 중국에 유통하고 그 이후로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 파이어',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 등을 중국에 소개하고 유통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최근에는 크래프톤(블루홀)의 '배틀 그라운드' 도 수입해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 게임들을 바탕으로 텐센트는 중국에서 제일 큰 게임 유통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 개발사들 역시 중국 진출의 파트너로 텐센트를 제일 선호한다고 합니다. 중국의 다른 게임 유통사는 분쟁이 잦은데, 반면 텐센트는 한국 게임 개발사와 별다른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중국 시장에서 게임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8년부터는 한국 게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게임을 중국 시장에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AOS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수입했을 뿐만 아니라, 이 게임의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 를 인수하였습니다. 

 

그럼 이제 텐센트의 자체 게임 제작에 대해 살펴볼까요?

텐센트의 자체 게임 제작 역시 처음에는 다른 나라에서 흥행에 성공했던 게임을 모방했습니다. 텐센트가 처음 자체 개발해 선보인 'QQ탕' 과 'QQ스피드' 는 조악한 짝퉁 게임이었습니다.

 

왼쪽부터 일본 허드슨 [봄버맨] /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  /  텐센트의 [QQ탕]

 

일본 닌텐도 [마리오카트] , 넥슨 [카트 라이더] , 텐센트 [QQ스피드]

 

이러한 짝퉁 게임을 양산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개발자를 확충하고 다양한 게임 개발 자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면서 노하우를 쌓았고 결국 이를 토대로 양질의 게임을 만드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광의 왕' 이라는 게임입니. 모바일 AOS 게임인 영광의 왕은 2017년 한 해 동안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바일 게임이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AOL의 오리지널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우측은 텐센트가 자체 개발한 [영광의 왕]

 

2억 명의 가입자와 5000만 명이 넘는 일간 실사용자수(DAU)를 보유한 이 게임은 20171분기에만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습니다. 얼마나 인기가 있었냐면 이 게임을 과도하게 즐기다 죽은 사람이 나올 정도였고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텐센트와 영광의 왕을 규제하려고도 했습니다. 영광의 왕은 사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그대로 모바일로 옮긴 창조적 모방의 대표적인 사례이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도 결국 텐센트의 소유이다 보니 별 다른 논란은 되지 않았습니다. 텐센트가 라이엇게임즈를 인수한 이유가 있었네요. 이후로 현재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모방한 다양한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게임 IP(지적재산)를 활용해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 중국 시장내에서 성공시키는 전략도 취하고 있습니다. 블래이드 앤 소울, 배틀그라운드 등 검증된 한국 게임 IP를 적극 활용하여 게임을 자체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배틀그라운드의 IP를 활용한 다양한 모방 게임들이 출시되었지요.

 

텐센트는 이제 세계에서 제일 거대한 게임 개발사이자 유통사가 되었습다.

소니, 닌텐도, 액티비전블리자드 등 게임 업계의 전통적 강호들도 이제는 텐센트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2016년 전 세계 게임 시장 매출의 13%가 텐센트와 그 계열사에서 나왔습니다. 2016년 텐센트의 매출은 219억 달러(한화 약24조 8300억원)였는데, 이 가운데 게임 부문 매출만 102억 달러(한화 약11조 5600억원)에 달했습니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게임 부문에서 거두는었습니다.

 

이렇게 텐센트는 메신저 사업에서 게임 사업까지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마화텅 회장이 텐센트를 이렇게 크게 성장시키는 데는 마화텅 회장만의 독특한 인수합병 전략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소유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라는 원칙입니다.

 

앞서 말한 '라이엇게임즈' 나 핀란드의 모바일 게임 개발사 '슈퍼셀' 을 인수합병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마화텅은 미래가 유망했던 두 기업을 인수했지만, 기업의 경영에는 절대로 간섭 하지 않습니다. 자본만 지원하고 기업의 운영은 알아서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외국계 기업들이 동양 기업인 텐센트의 문화 때문에 자유로운 사고와 혁신이 중단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슈퍼셀' 의 경우 인수 조건으로 '게임 개발에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는 것' 을 조건으로 걸었다고 합니다. 마화텅은 당연히 이를 승인하였구요. 

 

 

이러한 인수합병 전략은 다른 기업들의 투자에도 그대로 계속되었습니다.

바로 '카카오' 와 '스냅챗' 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텐센트는 우리나라 카카오의 지분을 8% 가량 보유한 2대 주주입니다. 카카오의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지분도 4% 정도 인수하는 등 많은 투자를 한 상태입니다. 미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스냅챗의 지분도 12% 가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지분만 소유하고, 경영에 간섭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 포스팅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카카오의 2대 주주가 바로 텐센트였네요.)

 

또한 마화텅 회장은 기술력이 있고 미래에 성장이 유망하다고 예상되는 기업이면 지금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과감하게 투자하거나 인수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세계 최대의 음악 스트리밍 업체)와 가나(인도 최대의 음악 스트리밍 업체)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두 기업은 현재 별다른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핀테크, 영화 제작, 웹 소설,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가상현실, 헬스케어 등 다방면에 투자를 진행하고 자회사를 설립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확장력입니다.  

 

그런데 마화텅 회장의 "소유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는 독특한 투자 전략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이는 텐센트의 독특한 지분 구조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있습니다. 마화텅은 텐센트의 최고경영자이지만 정확히 회사의 주인(오너)은 아닙니다. 마화텅이 보유한 텐센트의 지분은 10% 내외입니다. 텐센트의 진짜 주인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미디어 그룹 '내스퍼스(Naspers)' 입니다. 2001년 텐센트에 3200만 달러(약 340억 원)을 투자해 33% 정도의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지금은 그 가치가 1650억 달러(약 176조 원)에 이르렀습니다. 

 

텐센트의 대주주인 '내스퍼스' 의 쿠스 베커 회장

 

'쿠스 베커' 내스퍼스 회장은 역시 자본만 투자하고 텐센트의 경영에는 일체의 간섭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망한 스타트업에 믿고 투자하면 능력있는 창업자가 알아서 기업을 키우고 이익을 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화텅 회장은 이러한 '쿠스 베커' 의 투자 방식 덕분에 텐센트를 굴지의 기업으로 키울 수 있었고, 이를 그대로 벤치마킹해 자신도 동일한 투자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중국의 또 다른 IT 기업으로 '알리바바' 가 유명하지요.

알리바바 역시 온라인 쇼핑몰로 사업을 시작하여 지금은 클라우드, 인공지능, 바이오 헬스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구축중에 있는데요. 두 기업은 중국내에서 라이벌 상대로 자주 언급이 되기도 합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 회장과 마화텅 회장은 자주 비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요.

 

 

두 사람은 출신배경부터 경영 스타일까지 상반된 모습입니다.

마윈 회장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서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기업인 입니다. 반면 마화텅은 유복한 정부 관료의 집에서 태어났지요. 또한 마윈은 영어를 전공한 사범대학교 출신이고 마화텅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알리바바가 첨단 기술 영역에 집중하는 반면 텐센트는 메신저, 게임 등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은 성공 이후 마윈은 꾸준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사람들의 멘토로 활약하는 반면, 마화텅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은둔형 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기업은 최근들어 영위하는 사업 영역이 겹치기 시작하며 서로 견제와 비판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와 '위챗페이' 가 서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요. 중국의 전자결제 시장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윈 회장은 텐센트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텐센트의 문제는 혁신은 없고 모조리 복제품 뿐이라 점이다"

 

마화텅 회장도 이러한 사실을 인정합니다. 다만 그에게 중요한 것은 모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사용자를 더 만족시키는 것입니다. 마화텅은 마윈 회장의 비판에 이렇게 응수했습니다.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로 접속하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혁신하든 모방하든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두 기업 모두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입니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과도 경쟁하고 있지요. 앞으로 이들 기업의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한 기업의 수명이 보통 100년을 넘기기 힘들다고 하는데, 이 두 기업의 미래는 또 어떻게 펼쳐질까요? 이것으로 텐센트에 대한 이야기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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