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학교폭력에 관한 어릴적 경험 / 학교폭력은 없어져야 합니다.

꿈달(caucasus) 202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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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에 관한 어릴적 경험  / 학교폭력은 없어져야 합니다.

 

요즘 스포츠, 연예계 할 것 없이 학교폭력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네요.

세대를 막론하고 학교폭력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중학교 시절을 보냈던 90년대에도 학교폭력이나 집단 괴롭힘이 있었습니다. 제가 어릴적에도 요즘 말로 '일진'이라는 녀석들이 이런 저런 심부름을 시킨다던지, 푼돈을 빼앗는다던지, 신체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들이 있었어요. 스마트폰이 없었기에 정신적인 폭력행사는 좀 없었고 물리적, 신체적 폭행이 있었네요.

초등학교때는 친구들과 비교적 즐거웠던 시절을 보냈고, 중학교에 올라가니 반에서 서열정리가 이루어지더군요. 남중이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힘 꽤나 쓴다는 녀석들은 학기초에 반에서 키가 작거나 힘이 약한 친구들을 대상으로 각종 셔틀을 시키고, 돈도 빼앗고, 심심하면 다가와서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저도 당시 키가 작은편이어서 저에게도 괴롭힘을 시도하려고 하더군요.

 

저는 당시에 싸울 각오를 하고...(라고 썼지만, 거의 일방적으로 맞을 각오라고 해야겠네요.)

하여튼 저에게도 괴롭힘을 시도하길래 저는 악을 쓰고 큰소리 치고 대들었습니다. 저도 자존심이 좀 있었고 힘이 세다고 건드리면 돌이라도 집어서 후려칠 생각까지 했거든요. 하여튼 저도 오기가 좀 있었나봐요. 그렇게 한번 쎄게 대드니까 이후로는 저에게는 괴롭힘을 시도하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저 말고 다른 힘이 약한 친구들이 그 녀석에게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저는 방관자였던 셈이지요. 지금의 저라면 당장 선생님, 부모님, 경찰에 신고하거나 그 친구들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을거 같아요. 그렇게 일년여를 그 보기 싫은 녀석하고 학급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지금 제가 아이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 역시 학교에서 그렇게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걱정이 됩니다. 첫째 아들에게는 학교에서 괴롭히는 녀석들이 있으면 부담갖지 말고 저에게 말해달라고 자주 예기합니다. 요즘들어서 부쩍 더 그러네요. 하여튼 학교폭력은 근절되야만 해요.

 

그런데, 몇 년 전에 저는 어릴 때 괴롭힘을 행사하던 그 녀석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녀석은 저를 보더니 웃으면서 반갑게 알아보더라고요. 저는 그 녀석 얼굴을 보는 순간 그때 생각에 살짝 놀랐거든요. 그 녀석도 세월 앞에서는 장사 없다고 키도 이제는 저랑 비슷하고 체격은 좀 컷지만 그냥 성실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녀석은 어릴 때 자기가 했던 몹쓸 짓을 기억이나 할까요? 저는 저항해서 괴롭힘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그때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당했던 친구들의 심정을 알기는 할까요? 그 친구들은 분명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고 있을거에요. 저는 그 친구를 만났을때 니가 예전에 나한테 괴롭힘을 시도했었고, 힘 약한 친구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힌거 기억하냐? 고 묻고 싶었지만 먹고 살기 힘들다는 예기하고 세상사 걱정을 한없이 늘어놓는 녀석에게 차마 물을 수가 없었어요. 당연히 사과를 받아내고 싶었지만요.

 

정말 학교폭력은 어떤 이유에서든 합리화될 수 없습니다.

상의 모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어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해야 할 청소년기에 학교폭력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갖게 된다면 평생에 한이 될 것 같네요. 부디 학교폭력이 근절되고 청소년들이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힘이 좀 세다고, 집이 좀 잘 산다고, 공부를 좀 잘한다고 그런거 다 뭐 별건가요? 성인이 되고 사회에 나와보니 다 부질없더군요. 그저 철 없을 때 뭔가에 우월하다는 생각에 저지르는 유치한 행동입니다.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소위 '일진'들이 그렇게 되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습니다만, 우리 사회가 학교폭력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제도적으로 안전망을 두껍게 설치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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