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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Banksy)의 작품과 그의 기발한 상상력 / '뱅크시 당하다'

꿈달(caucasus) 2021.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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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Banksy)의 작품과 그의 기발한 상상력 / '뱅크시 당하다' 

 

 

여러분,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시나요? 오늘은 흥미로운 어느 화가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국출신의 화가 뱅크시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때마다 세상에 큰 이슈를 만들어냅니다. 그는 아직까지 자신이 정체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굴 없는 화가라고 불리리도 합니다. 뱅크시는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그래피티 작가이자 영화감독입니다. 그는 항상 특유의 사회풍자적이고 파격적인 주제의식으로 그림을 그려내는데, 그의 작품들의 가치는 매년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그가 그린 작품 중에서 영국 의회 하원에 침팬지들이 가득찬 모습을 그린 풍자 그림 <진화된 의회>는 뱅크시의 작품중에서 가장 최고가인 990만 파운드(한화 약 150억원)에 낙찰되기도 하였습니다. <진화된 의회> 작품은 처음 브렉시트 시한으로 예정됐던 지난 2019년 329일 브리스톨에 전시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당시 이 작품에 붙여진 제목은 질의 시간’(Question Time)이었다고 합니다.

 

 

진화된 의회 / 뱅크시

 

 

이 작품은 가로 4m, 세로 2.5m인 거대한 캔버스에 그려진 유화로, 침팬지들이 의원들 대신 영국 하원에 모여 의논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뱅크시는 작품 설명에 지금은 웃지만, 언젠가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발언은 지난 2002년 뱅크시가 그렸던 또 다른 침팬지 작품에서 지금은 웃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책임질 것이라고 썼던 설명을 비튼 것이기도 합니다.

 

 

이전까지 최고가를 기록했던 뱅크시 작품은 2008년 데미안 허스트와 협업한 작품 ‘티 한점 없이(Keep it Spotless)'였습니다. 이 작품은 2008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87만달러(약 22억3600만원)에 낙찰되었습니다.

 

 

티 한점 없이 (Keep it Spotless) / 뱅크시

 

 

이 작품은 ‘뱅크시 당한(Banksy-ed)’ 데미안 허스트의 그림(Defaced Hirst)으로 유명합니다. 뱅크시는 로스앤젤레스 한 호텔 하녀가 훼손된 데미안 허스트 그림의 밑을 쓸기 위해 그림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표현합니다. 여기서 '뱅크시 당한(Banksy-ed)' 이라는 표현은 피카소의 '파괴하려는 충동은 곧 창조의 충동(The urge to destroy is also a creative urge)' 이라는 말처럼 뱅크시의 평소 기이하고 창조적인 그의 작품들로 인해 생겨난 용어입니다. 

 

 

이 작품 외에도 뱅크시는 다양한 그림을 선보여 왔습니다. 몇 가지 그림을 더 살펴볼까요?

 

 

해피 차퍼스 (Happy Choppers) / 뱅크시

 

 

뱅크시의 2002년 작품인 '해피 차퍼스(Happy Choppers)'는 당시 로스앤젤러스 경매에서 약15만달러(약1억6천만원)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분홍 리본을 달고 있는 헬기들이 그려진 이 작품은 런던 화이트크로스 마켓의 벽에 그려진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반전을 의미하고 이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이 그려진 이후 이후 다양한 화가들에 의해 수많은 패러디가 생산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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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먹는 소년 / 뱅크시

 

이 작품은 영국 웨일스 지역의 한 차고의 벽에 그려진 그림입니다.

뱅크시'눈 먹는 소년' 벽화의 경우, 차고의 한쪽 담벼락에는 한 아이가 팔을 벌리면서 내리는 눈에 즐거워하는 모습이 그려졌지만, 다른 한쪽에는 불이 붙은 통에서 먼지가 내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 아이가 먹으려고 하는 눈은 사실 눈이 아니라 불에 탄 재라는 것으로, 철강 생산으로 유명한 이 지역의 대기 오염 실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다. 😢

 

 

뱅크시의 기이한 행동도 그의 유명세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그가 보인 가장 기이한 행동은 바로 다음 에피소드가 아닐까요?

 

 

지난 2018년 지난 10월 6일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장이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104만 파운드(약 15억 4천만 원)에 낙찰되는 순간 액자 속 숨겨져 있던 파쇄기로 인해 그림이 반 정도 파쇄되었기 때문입니다. 소더비의 유럽 현대미술 책임자 알렉스 브랑식(Alex Branczik)은 작품이 파쇄된 직후 "우리는 뱅크시당했다(Banksy-ed)"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풍선을 든 소녀 / 뱅크시


낙찰되자마자 파쇄되는 풍선을 든 소녀 / 뱅크시

사랑은 쓰레기통 안에 있다 (Love is in the bin) / 뱅크시

 

 

앞으로 세계 미술계에 두고두고 회자될 이 사건을 일으킨 사람은 바로 풍선과 소녀의 원작자인 뱅크시 본인이었습니다. 파쇄된 그림은 '사랑은 쓰레기통 안에 있다(Love is in the bin)'라는 이름이 붙었고 낙찰자는 구매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

 

 

정치적, 사회적 비판을 담은 그림을 그려온 그라피티 아티스트인 뱅크시의 기이한 행동은 이번 뿐만이 아닙니다. 2005년 영국 대영박물관, 뉴욕 자연사박물관 등에 자신이 만든 벽돌 조각에 그림을 그려 몰래 전시하기도 했고, 2013년에는 뉴욕 센트럴파크의 길거리 노점상에게 자신의 오리지널 작품을 대신 판매하게 하기도 했었지요.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을 풍자한 벽화를 선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제목은 '에취!!(Aachoo!!)' 입니다. 뱅크시는 2020년 12월에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3장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새 작품은 재채기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그린 벽화입니다.

 

 

에취 !!(Aachoo!!) / 뱅크시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한 손에는 손수건을 쥔 노인이 몸을 구부릴 정도로 심하게 재채기를 합니다. 그바람에 끼고 있던 틀니가 저 멀리 날아가고, 들고 있던 지팡이와 손가방도 놓쳐버립니다. 영국 매체 메트로에 따르면 이 벽화는 영국 브리스톨의 한 주택 외벽에 그려졌습니다. 주택이 위치한 베일 가는 기울기가 22도로 영국에서 가장 가파른 곳입니다.

 

 

뱅크시는 이곳의 지형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노인이 재채기를 하면서 옆집의 쓰레기통을 넘어뜨리고 우산을 들고 있는 남자도 뒤로 날려버리는 것처럼 연출했습니다. 이 작품으로 인해 이 벽화가 그려진 베일가의 평균 집값은 40만 파운드(58000만원)였습니다. 하지만 뱅크시의 작품이 등장하면서 이곳의 주택들은 이제 수십억 원을 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벽화가 그려진 해당 주택은 현재 매각됐으며 판매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하네요. 한 미술작품 중개인은 벽화의 가치를 500만 파운드(722000만원)으로 추정했습니다. 👍

 

뱅크시의 일부 팬들은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마스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작품을 선보이기 3개월 전인 7월에 뱅크시는 자신의 SNS에 방역요원처럼 차려입고 지하철 내부에 그림 그리는 영상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재채기하는 쥐, 마스크를 쓰려는 쥐, 손 세정제를 들고 있는 쥐 등을 곳곳에 그려 넣었습니다. 뱅크시는 해당 영상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일종의 격려와 경고를 동시에 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반전, 반핵, 지구환경보호, 코로나19 팬데믹 등 정치와 사회, 환경 문제의 심각성 등을 풍자해 온 뱅크시, 그가 누구인지 아직도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가 누구이든지 상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전세계에는 그의 수많은 팬들이 새로운 작품이 나올때마다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가 선보이는 기막힌 풍자와 상상력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강렬하기 때문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기발한 방법으로 세계 미술 시장을 뒤흔드는 뱅크시의 다음 행보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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