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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종 갈등, 해결될 수 있을까? 테드(TED) 강연에 소개된 라이스 부이얀의 이야기

꿈달(caucasus) 2021.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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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종갈등, 해결될 수 있을까?

- 테드(TED) 강연에 소개된 라이스 부이얀의 이야기 -

 

여러분, 미국을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르세요?

저는 미국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다양한 인종들이 떠오릅니다. 그와 동시에 미국에서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인종갈등 문제도 생각나구요. 미국은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된 대표적인 다문화 국가지요. 겉으로는 포용과 아메리칸 드림을 외치고 있지만, 실상 그 속에는 알게 모르게 묘한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몇해 전 테드 강연에는 미국의 인종차별과 관련한 감동적인 사연이 소개되었습니다. 방글라데시 태생의 미국 이민자인 라이스 부이얀의 이야기였는데, 그가 겪은 끔찍한 인종차별 테러와 그 이후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지요.

 

라이스 부이얀은 방글라데시 출신의 청년으로 미국에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이민을 왔습니다.

그는 여느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허드렛일과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모아가고 있었지요. 약혼자도 생겨서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루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산탄총을 든 백인 남자가 쳐들어와 그를 위협합니다. 그때가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습니다. 부이얀은 순순히 현금을 테이블에 올려두었지만 그 백인 남자는 “너 어느 나라 출신이야?” 라고 물었고, 부이얀은 “실례지만 뭐라고요?”라고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백인 남자는 부이얀의 얼굴을 향해 산탄총을 발사했습니다.

 

 

부이얀은 피범벅이 된 얼굴을 부여안고 쓰러졌고,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다행이 목숨은 건졌지만 돈이 없어 병원에서 얼마 안되 나와야 했고, 그의 약혼녀는 떠나버렸습니다. 그는 절망속에서 헤메다가 방글라데시로 돌아오라는 가족의 부름에도 미국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다시한번 힘을 내 아르바이트를 계속했고, 동시에 조금씩 실력을 쌓아 결국에는 일류 최고의 기술 회사에 억대 연봉을 받으며 취업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부이얀에게 총격을 가했던 마크 스트로먼은 미국 태생의 평범한 백인 청년이었습니다.

다만 그는 불우한 가정 환경과 그로 인한 범죄의 길에 빠져 9.11 테러 이후 사회에 불만이 가득했던 차에 3명의 이민자를 향해 총격을 가했지요. 2명은 사망했고 유일하게 생존한 사람이 바로 부이얀이었습니다. 그는 결국 감옥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게 됩니다.

 

2019년 자신의 형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백인 여성경관을 용서한 브랜트 진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부이얀은 시간이 흘러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성지 순례를 갔다가 그곳에서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며 여생을 바치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총격을 가했던 마크를 용서하기로 했고, 그의 사형 집행을 중단해줄 것을 법원에 청원하게 됩니다.

 

마크 역시 복역하면서 자신이 살아왔던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던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표합니다. 법정에서 두 사람은 만나서 서로 사과를 하며 진정으로 서로를 축복해줍니다. 당시 법정은 묘한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해요. 하지만 마크가 저지른 죄의 무게는 사형을 면할 수 없었고 결국 그의 사형이 집행됩니다. 부이얀은 마크가 사망한 이후 그의 딸을 찾아가 자신이 그녀의 보호자가 되어주기로 하고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너는 비록 아버지를 잃었지만, 대신 삼촌을 얻었단다.”

 

이 사연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이 사연을 듣고 할레이드 호세이니가 쓴 ‘연을 쫓는 아이’가 생각나더라구요. 소설속의 주인공 역시 전쟁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지요. 약간 결은 다르지만 ‘연을 쫓는 아이’의 큰 테마도 용서와 화해인 점에서 그 소설을 읽고 받은 감동이 부이얀의 사연에서도 느껴지더라구요. 코 끝이 찡해집니다.

 

제가 부이얀의 입장이었다면 저는 마크를 용서할 수 있었을까?

얼굴에 총상을 입어 인생이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면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저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부이얀이 보여준 삶에 대한 용기와 끈기와 인내가 너무 감동적입니다. 게다가 자신에게 총격을 가한 범인을 용서하고 그의 딸을 양육하기로 받아들인 그의 행동에서 인종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미국은 현재 인종갈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요. 저는 미국에서 살지 않다보니 이게 피부로 와닿지 않는데요. 우리나라만 해도 요즘은 어느 지역을 가나 외국인 이민자들이 많잖아요. 우리나라도 이제는 다문화 사회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제 남에 나라 일 같지 않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이민자들을 바라봐줬으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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