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은 최적의 길이 아닐 수 있다.
도심속의 복잡한 시내를 운전 하시면서 이런 생각을 하신 적 있으신가요? 어느 목적지까지 가는데 네이게이션이 알려주는 길로 가다보면 길이 더욱 막히는 경우... 다른 많은 운전자들 역시 동일 목적지 근처를 가는데 네이게이션이 알려 주는 길로 가다보니 더욱 교통 체증이 심해지는 것이지요. 가끔은 조금 돌아가더라도 네이게이션이 알려주지 않은 길로 갈 때 길도 막히지 않고 쾌적하게 운전할 경우도 있습니다.
네비게이션이 존재하는 1차적 목표가 목적지까지 가는 최단 경로의 길을 알려주는 것이므로 네비게이션이 추천해주는 경로는 효율성 측면에서 보자면 최적의 길입니다. 하지만 좀 생각을 달리해보면 네비게인션이 추천해주는 길은 좋은 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를 데이터 마이닝을 연구하는 학자 다니엘라는 테드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다니엘라는 영국 런던에서 학위를 마치고 미국 보스턴에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케임브리지에 있는 직장까지 매일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는데요. 보스턴과 케임브리지는 찰스강을 사이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스마트폰 네비게이션 앱을 켜고 출근을 했었습니다.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최단 경로는 늘 차들이 붐비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늘 다니던 길이 아닌 다른길로 접어들었는데, 다니엘라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길은 차가 한적했고 나무들이 아름답게 늘어서 있었으며 낙엽도 적당히 쌓여있는 아주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우연히 잘못 들어선 그 길로 출퇴근하면 시간이 조금 늦어지긴 하지만 매일 다니던 삭막한 풍경보다 너무 운치가 있어서 기분이 즐거워졌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눈맞추고 인사도 하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다니엘라는 이 경험을 통해 문득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이 최적의 길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단거리를 알려주는 효율성 측면에서는 맞았지만, 그 길이 좋은 길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다니엘라는 조금 엉뚱하지만 새로운 개념의 네비게이션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A에서 B로 가는 길의 여러 경로를 파악하고 각 경로의 주변 풍경(건물, 풍경, 사물, 행인 등)을 사진으로 찍어 온라인에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대중을 상대로 크라우드 소싱. 일종의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리하여 A에서 B까지 이동하는 여러 경로들에 대해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새로운 개념의 네비게이션은 어떤 목적지까지 이동하고자 할 때 다음과 같은 제목의 경로를 보여줍니다. 최단 거리를 보여주는 ‘빠른 길’, ‘행복한 길’, ‘조용한 길’, ‘아름다운 길’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느 목적지까지 가야할 때 어떤 경로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사람마다 취향과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선택도 다양할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다니엘라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는 길에 엃힌 개인의 사연도 이야기했고, 어떤 사람은 역사적 배경이나 건물에 얽힌 특정한 사연을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니엘라는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중세 런던의 전통이 남아있는 길’, ‘산업혁명 시대 올리버 트위스트가 뛰어놀던 길’, ‘비틀즈가 술에 취해 걷던 길’ 등 다양한 테마의 길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도 이 이야기를 읽고 많은 공감을 하였습니다. 요즘 시대 자체가 뭐든히 효율성을 추구하고 빨리빨리를 선으로 여기는지라 이런 사소하지만 정신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을 경시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길을 걷고 있을 때도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가끔은 좀 늦고 돌아가더라도 주변의 풍경에 시선을 돌리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요. 그리고 행복도 그렇게 멀리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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